자살 6년만에 줄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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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모방자살 줄고 맹독성 제초제 유통금지 효과
10만명당 자살자수 작년 11.8% 감소… OECD 국가중 1위 오명은 못벗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의 수가 6년 만에 처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예인 자살이 줄며 ‘베르테르 효과(모방자살)’가 약해졌고 맹독성 제초제의 유통이 금지된 것이 자살률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한 사망자 수는 총 1만4160명으로 전년 대비 11.0% 줄었다. 자살률(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은 28.1명으로 전년 대비 11.8% 감소했다.

자살률이 줄어든 건 2006년 이후 처음이다. 2002년 17.9명이던 자살률은 사회 양극화 등의 영향으로 2011년 31.7명으로 치솟았다.

통계청은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연예인이 줄며 베르테르 효과가 잦아든 게 자살률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했다. 베르테르 효과는 유명인이 자살하면 그 영향으로 모방자살이 급증하는 현상을 뜻한다.

자살예방협회에 따르면 2005년 이후 유명 연예인이 자살한 뒤 2개월간 자살자 수는 평균 600명 증가했다. 2008년 고(故) 최진실 씨 자살 이후에는 두 달간 스스로 세상을 등진 사람이 1000명이나 증가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맹독성 제초제인 ‘그라목손’의 생산이 중단된 점도 자살률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그라목손 등 살충제 중독에 의한 자살자 수는 전년 대비 477명 감소해 전체 자살자 감소 인원(1746명)의 27.3%를 차지했다. 그라목손은 마실 경우 장기 기능을 마비시키는 등 독성이 강해 세계 각국에서는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부터 생산이 중단됐다.

이재원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자살예방센터와 긴급전화상담 등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사회 인프라가 조성된 것도 자살률 감소에 일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자살률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가장 높아 ‘자살 공화국’이라는 불명예를 벗을 때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OECD 평균 자살률은 12.5명으로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이다. 한국은 하루 평균 자살하는 사람 수가 약 39명에 이른다.

김현정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과 전문의는 “앞으로도 자살자 심리적 부검과 물리적 예방책을 마련해 자살률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자살률#자살#자살자수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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