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남북 합쳐야 올림픽서 계속 생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조정원 WTF총재 “ITF와 교차 출전”

태권도의 ‘남북통일’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66·사진)는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정식종목으로 살아남은 태권도가 가야 할 길은 북한의 국제태권도연맹(ITF)과 서로 힘을 합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총재는 9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 및 총회에서 2020년 여름올림픽 마지막 정식종목에 레슬링이 채택되고 태권도가 빠지지 않은 것을 현장에서 본 뒤 “태권도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WTF와 ITF가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ITF는 1966년 고 최홍희 장군이 만들었는데 최 장군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불화로 1972년 캐나다로 망명해 북한과 손잡으며 북한 계열이 됐다. WTF는 김운용 전 총재가 1973년 만들었다.

조 총재는 “이번에 새로 선출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부위원장 시절부터 WTF와 ITF는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직의 통합은 어렵지만 각 연맹이 주최하는 대회에 서로 교차 출전하며 가까워지게 하고 올림픽에 ITF 출신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 총재는 “남과 북의 태권도가 30년 넘게 갈라져 있어 품새나 경기 방식에서 큰 차이가 나 통합은 어렵다. 하지만 기본은 같으니 대회에 함께 출전하면서 자연스럽게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총재는 이에 대해 북한 IOC 위원인 장웅 ITF 총재와 여러 차례 논의했고 장 총재도 긍정적인 답을 했다고 전했다. 조 총재는 “ITF로 수련하는 태권도인도 전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많다. WTF와 ITF가 손잡으면 훨씬 큰 힘을 낼 수 있다. 내년 초쯤이면 ITF 선수들이 WTF 주최 대회에 출전 가능하도록 할 것이며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도 출전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태권도#정식종목#북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