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66·사진)는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정식종목으로 살아남은 태권도가 가야 할 길은 북한의 국제태권도연맹(ITF)과 서로 힘을 합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총재는 9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 및 총회에서 2020년 여름올림픽 마지막 정식종목에 레슬링이 채택되고 태권도가 빠지지 않은 것을 현장에서 본 뒤 “태권도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WTF와 ITF가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ITF는 1966년 고 최홍희 장군이 만들었는데 최 장군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불화로 1972년 캐나다로 망명해 북한과 손잡으며 북한 계열이 됐다. WTF는 김운용 전 총재가 1973년 만들었다.
조 총재는 “이번에 새로 선출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부위원장 시절부터 WTF와 ITF는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직의 통합은 어렵지만 각 연맹이 주최하는 대회에 서로 교차 출전하며 가까워지게 하고 올림픽에 ITF 출신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 총재는 “남과 북의 태권도가 30년 넘게 갈라져 있어 품새나 경기 방식에서 큰 차이가 나 통합은 어렵다. 하지만 기본은 같으니 대회에 함께 출전하면서 자연스럽게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총재는 이에 대해 북한 IOC 위원인 장웅 ITF 총재와 여러 차례 논의했고 장 총재도 긍정적인 답을 했다고 전했다. 조 총재는 “ITF로 수련하는 태권도인도 전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많다. WTF와 ITF가 손잡으면 훨씬 큰 힘을 낼 수 있다. 내년 초쯤이면 ITF 선수들이 WTF 주최 대회에 출전 가능하도록 할 것이며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도 출전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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