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대사 34명이 ‘개도국 도울 길’ 열어 드려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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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적개발원조 컨설팅 ‘국제개발전략센터’ 이병국 이사장

“아프리카 등 오지에서 일하며 체득한 노하우를 그냥 썩히면 국가적인 손해죠. 전직 외교관들이 힘을 합쳐 수혜국에 진정 필요한 공적개발원조(ODA)가 되도록 ‘맞춤형’ 컨설팅을 해나갈 겁니다.”

이병국 국제개발전략센터(KGDC·사진) 이사장은 최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외교협회 본관에서 기자를 만나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KGDC는 외교협회 산하에 만들어진 비영리 재단법인. 정부가 추진하는 공적개발원조, 공공외교, 국제협력 사업의 컨설팅과 연구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전직 대사들이 뜻을 모아 지난해 12월 설립했다.

이 이사장은 “우리나라 ODA 사업은 수혜국뿐만 아니라 해외원조 역사가 긴 선진국에서도 주목받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 이를 평가하거나 컨설팅해주는 민간 전문가가 극히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센터가 전직 외교관들의 풍부한 경험을 다시 외교현장에 끌어들이는 ‘사랑방’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GDC의 상근직원은 5명에 불과하지만 전직 대사 등을 연구위원으로 활용하는 만큼 결코 다른 기관에 뒤지지 않는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현재까지 정진호 전 페루대사, 유종현 전 세네갈대사 등 34명이 자발적으로 KGDC의 ‘재능나눔’에 참여했다. 이들은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중남미연구실에 소속돼 해당 지역과 관련된 사업이 나올 경우 사업제안서 작성부터 관련 연구까지 직접 담당한다. 7월부터 수행 중인 ‘필리핀 부수앙가 공항개발사업 평가’는 이두호 전 필리핀 주재 재무관이 책임자를 맡고 있다.

KGDC는 올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이 실시한 사업 공개입찰에서 4개의 연구사업 프로젝트를 따냈다. 이 이사장은 “기존에는 주요 대학 연구소나 산학협력기관 등에서 KOICA 사업 대다수를 수행한 것을 감안하면 KGDC의 괄목할 만한 성과”라며 “앞으로 상근연구원과 지원인력이 더 늘어나고 연구성과가 쌓이면 더 큰 사업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도 케냐 총영사, 수단대사 등을 지낸 아프리카 전문가다. 아프리카에서 직접 생활하며 느낀 점과 현지에서 쌓은 인맥은 외교관이 아니면 갖기 힘든 강점이다. 그는 “한국의 ODA 규모는 현재 2조 원에서 2015년 3조 원까지 확대되는 만큼 앞으로 수혜국이 원하는 ‘맞춤형 원조’가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KGDC는 ODA뿐만 아니라 각종 국제협력사업에서 한국 정부-수혜국 정부-민간 영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이병국#공적개발원조 컨설팅#개발도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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