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 지혜]보불전쟁서 프랑스가 진 이유는 ‘반성 없는 후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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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6년 7월 3일, 쾨니히그레츠(현재 체코의 흐라데츠크랄로베)에서 프로이센(훗날 독일제국)과 오스트리아 간에 전쟁이 벌어졌다. 당시 오스트리아는 객관적인 전력과 병력, 군사재정 모든 면에서 프로이센의 두 배가 넘는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이 전투의 승자는 프로이센이었다.

프로이센의 승전 이유는 신형 무기인 후장식 소총 덕이 컸다. 1분에 5발을 사격하기도 힘든 전장식과 달리 신형 무기였던 후장식은 1분에 12발 이상 사격이 가능했다. 당시 신형 대포를 도입했던 오스트리아군도 가공할 위력을 보여주긴 했지만 소총 화력이 대포를 압도했다.

오스트리아의 패배에 놀란 인접국 프랑스는 서둘러 후장식 소총 생산과 보급에 돌입했다. 하지만 프로이센은 쾨니히그레츠 전투 이후 신형 대포 장착에 주력했다. 일찌감치 후장식 소총을 도입해 보급을 완료했던 터라 신형 대포로 눈을 돌릴 수 있었다. 그 결과 프로이센은 1870년 프랑스와 벌인 프로이센-프랑스전쟁(보불전쟁)에서 승기를 잡는다.

프로이센-프랑스전쟁 패배 이후 프랑스는 뒤늦게 포병화력 보강에 나섰다. 그 결과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군은 독일군의 두 배에 달하는 포병화력을 갖췄다. 하지만 전투에서 프랑스군은 여전히 독일에 밀렸다. 이번에는 기관총이 문제였다. 독일군의 기관총 전술은 경이로울 정도로 정확하고 파괴적이었다. 다행히 대포의 성능이 크게 발달한 덕에 독일군의 추가 공세를 저지할 수는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프랑스는 수세에 몰려 있었다.

오스트리아나 프랑스가 이처럼 매번 뒤늦은 선택을 한 이유는 뭘까. 자신이 내린 결정에 대해 후회만 할 뿐 문제가 발생한 근본 원인에 대해 치밀한 분석과 반성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누구나 실패할 수 있다. 중요한 건 그러한 결과를 낳게 된 이유에 대한 성찰이다. 소홀했던 부분은 무엇이었는지, 무엇을 놓쳤는지,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를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잘못된 선택에 대해 단순히 아쉬워하고 후회만 해서는 남의 뒤를 쫓는 영원한 2등이 될 뿐이다.

임용한 한국역사고전연구소장
#DBR#DBR 경영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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