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천적 3인방 무안타 봉쇄…제구력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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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9월 26일 07시 00분


LA 다저스 류현진. 동아닷컴DB
LA 다저스 류현진. 동아닷컴DB
■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 14승 비결

5타점 굴욕 줬던 펜스,공 쳐내기 급급
포지는 바깥쪽 직구로 루킹삼진 잡아내

최고구속 150km…완급 조절도 돋보여
체인지업 22개중 볼 2개…제구력 완벽


천적을 제압했더니 승리가 따라왔다. LA 다저스 류현진(26)이 25일(한국시간) AT&T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의 원정경기에서 7이닝 4안타 1홈런 1실점으로 시즌 14승째(7패)를 수확했다. 특히 헌터 펜스, 버스터 포지, 파블로 산도발 등 천적들의 손발을 꽁꽁 묶으며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 ‘천적’ 펜스-포지-산도발 제압

류현진은 4월 메이저리그 데뷔전이었던 샌프란시스코전을 앞두고 “버스터 포지와 맞붙어 이기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적이 있다. 포수지만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타자인 포지에게 지고 싶지 않다는 강한 의지였다. 그러나 이날 경기 전까지는 포지에게 10타수 3안타로 다소 밀렸다. 볼넷도 3개나 될 정도로 까다로운 타자였다. 헌터 펜스는 그야말로 천적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류현진에게 11타수 6안타(타율 0.545) 5타점이었다. 5월 6일 경기에선 펜스에게 2안타 4타점을 허용하며 쓰라린 패배를 맛봤다. 산도발(11타수 4안타)도 쉽지 않은 상대였다. 그러나 류현진은 이날 시즌 5번째 샌프란시스코전에서 이들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7회 1사 후 산도발에게 볼넷을 허용했을 뿐 이 3명(포지 3타수 무안타, 펜스 3타수 무안타, 산도발 2타수 무안타)을 8타수 무안타 3탈삼진으로 봉쇄했다. 펜스는 류현진의 공을 쳐내기 급급한 모습이었다. 특히 4회 포지를 상대로 시속 117km 커브로 볼카운트 1B-2S를 만든 뒤 시속 146km 바깥쪽 직구로 루킹삼진을 잡아낸 장면은 이날 피칭의 하이라이트였다.


● 완벽한 제구가 최고의 무기

류현진의 직구 구속은 메이저리그 평균 수준이다. 이날도 2차례 93마일(150km)을 찍었을 뿐 대부분 91마일(147km) 안팎의 직구를 던졌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은 류현진의 공을 정타로 연결하지 못했다. 완벽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스크라이크존의 좌우를 폭넓게 활용한 덕분이다. 완급조절도 돋보였다. 3회 에이르 아드리안자를 상대로 투 스트라이크 이후 바깥쪽 직구를 볼로 던진 뒤 곧바로 뚝 떨어지는 커브를 구사해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다.

주무기인 체인지업 역시 빛을 발했다. 이날 104개의 구종 중 체인지업(22개)을 2번째로 많이 던졌는데 볼이 2개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제구력이 출중했다. 결정구로 사용했을 때 안타(5회 맷 케인의 유격수 내야안타) 1개를 허용했을 뿐 모두 범타로 유도했다. 시속 150km가 넘는 빠른 공은 아니지만 4가지 구종을 원하는 곳에 꽂을 수 있고, 같은 구종도 구속을 조절하는 ‘코리안 몬스터’의 투구에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은 꼼짝없이 당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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