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원조’ 블랙베리 사라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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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스크린 기술 무시하다 쇠락… 전성기 주가 17분의 1에 헐값 매각

2008년 애플과 삼성전자를 제치고 스마트폰 시장 1, 2위를 다퉜던 노키아와 블랙베리가 5년 만에 함께 역사에서 사라지게 됐다. 이달 초 노키아가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된 데 이어 ‘스마트폰의 원조’로 불리는 블랙베리마저 23일 매각을 발표했다. 캐나다의 스마트폰 업체인 블랙베리는 이날 이 회사의 최대주주로 약 10%의 지분을 갖고 있는 페어팩스파이낸셜홀딩스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47억 달러(약 5조 원)에 지분을 매각한다고 밝혔다. 주당 9달러의 가격으로 2008년 6월 19일 149.9달러의 최고 주가에 비하면 10%도 안 되는 헐값 매각이다. 페어팩스는 6주간의 실사를 거쳐 최종 인수가 이뤄지면 뉴욕증시에서 블랙베리를 상장 폐지할 것으로 보인다.

1999년 첫선을 보인 블랙베리는 휴대전화에 PC의 컴퓨터 자판을 담으면서 탁월한 e메일 및 메시지 전송 기능으로 기업인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해외 정상들에게 자랑할 정도로 애용하면서 ‘오바마폰’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IT업계의 변화의 바람에 적응하지 못해 쇠락의 길을 걸었다. 전문가들은 2007년 애플의 아이폰이 처음 출시된 이후 아이폰을 두고 ‘질 낮은 장난감, 터치스크린은 성공하지 못한다’며 지나친 자만심을 보인 것이 내리막길을 걸은 이유라고 평가했다. 반면 삼성전자 등은 빠르게 시장 변화에 적응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앞으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과 애플의 2강 구도에서 LG전자와 중국 업체들이 추격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블랙베리#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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