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로 들어온 패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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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가 요가 강사 제시카와 함께 선보이는 ‘에고’ 라인(윗줄 왼쪽 사진), 리복이 후원하는 ‘크로스핏 대회’의 2013년 아시아지역 예선전(가운데 사진), EXR의 ‘퍼포먼스’ 라인(마지막 사진), 아디다스가 유명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와 함께 선보이는 운동복 라인(윗줄 오른쪽 사진). 각 업체 제공
헤드가 요가 강사 제시카와 함께 선보이는 ‘에고’ 라인(윗줄 왼쪽 사진), 리복이 후원하는 ‘크로스핏 대회’의 2013년 아시아지역 예선전(가운데 사진), EXR의 ‘퍼포먼스’ 라인(마지막 사진), 아디다스가 유명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와 함께 선보이는 운동복 라인(윗줄 오른쪽 사진). 각 업체 제공
《 운동하고 계신가요? 어떤 운동복 입으시나요? ‘몸 만들기’ 열풍이 이어지면서 패션의 관심이 아웃도어에서 인도어로 확산되고 있답니다. 주요 스포츠 브랜드의 제품 전략을 살펴봤습니다 》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황모 씨(38·여·서울 송파구 잠실동)는 최근 한 스포츠 전문 브랜드에서 고가(高價)의 요가복을 구입했다. 한 달 동안 본격적으로 요가를 해 보니 미세한 근육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몸에 착 달라붙는 전문의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황 씨는 “3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몸 관리에 대한 필요성은 절실해졌지만 아웃도어 스포츠를 즐길 여유가 없어 요가를 선택했다”며 “여러 사람과 떠들썩하게 등산을 즐길 때와는 달리 스스로를 돌아보는 명상 시간을 갖게 돼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천장에 매달린 해먹을 활용하는 ‘스카이 요가’에도 도전해 볼 생각이다.

○ 스포츠 의류업계 반색


아웃도어 열풍에 이어 최근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인도어(indoor·실내) 스포츠의 인기가 확산되면서 관련 용품 시장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조각 같은 몸’을 원하는 트렌드와 몸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까지 챙기려는 분위기가 겹친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특히 최근 몇 년 동안의 아웃도어 열풍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스포츠 전문업체들이 인도어 스포츠 트렌드에 더욱 불을 붙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들은 관련 제품을 내는 데 그치지 않고 교육 프로그램을 병행하면서 인도어 스포츠 인구의 저변 확대에 힘쓰고 있다.

EXR는 올 초 ‘퍼포먼스’ 라인을 선보이고 본격적으로 피트니스 관련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올해 5월 국내 유명 피트니스 지도자 그룹인 ‘제프라 피트니스’와 함께 ‘EXR 프로그레시브 댄스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선보인 이후 현재까지 전국 30개 피트니스센터에 이 운동을 전파했다.

리복은 ‘크로스핏’ 전도사로 변신했다. ‘크로스핏’은 1974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시작된 새로운 형태의 피트니스다. 리복이 후원하는 국내의 크로스핏 센터(체육관)는 2011년 1개에서 올해 14개로 늘었다. 이와 함께 관련 의류 판매도 활기를 띠고 있다. ‘리복 크로스핏 컬렉션’ 매출은 올 들어(1월∼9월 23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0%나 성장했다.

헤드는 올가을, 겨울 시즌을 맞아 여성용 스포츠 전문 의류 라인인 ‘에고’의 생산 물량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130% 늘렸다. 인기 요가 강사 제시카와 함께 ‘제시카의 요가클래스’도 기획 중이다.

○ 여성 소비자를 잡아라

유통업계는 인도어 스포츠 열풍을 주도하는 여성 소비자들에게 주목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의 나이키 매장을 여성 특화 매장으로 바꾸고 있다. 이 매장의 여성용 상품 판매 비중은 지난해 20% 수준에서 최근 40%가량으로 뛰었다.

롯데백화점은 이에 앞서 소공동 본점의 EXR 매장 구성도 여성 인도어 제품 중심으로 바꿨다. ‘숍인숍’ 형태로 입점시켰던 인도어 라인을 매장 앞쪽으로 전진 배치한 것이다. 다음 달에는 부산본점에서 EXR의 피트니스 라인 제품을 한데 모아 판매하는 특별전을 열 예정이다.

신영조 롯데백화점 아동스포츠 상품기획자는 “나이키 아디다스 등 주요 스포츠 브랜드들도 내년 봄여름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여성 피트니스 의류를 내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백화점은 5월과 8월 각각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점과 압구정동 본점의 나이키 매장을 여성 중심 매장으로 바꿨다. 무역센터점에서 한정 판매한 실내 스포츠용 제품 100세트는 일주일 만에 매진 사례를 빚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인도어 스포츠의 인기가 현대인의 특성과 결합돼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인도어 스포츠가 활성화되는 것은 운동을 할 때도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려는 도시인들의 편의지향적 성향과 관련이 있다”며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나가서 운동을 즐기려면 시간도 오래 걸리는 데다 날씨 등 변수가 많아 실내 운동이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고영건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전문가가 제안하는 인도어 프로그램들이 ‘몸만들기’ 및 ‘힐링’ 열풍과 연결돼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진·권기범 기자 bright@donga.com
#인도어 스포츠#스포츠 의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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