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 의약]이제 주사 아닌 코에 뿌리는 백신 “독감 예방접종, 무서워마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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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독감 예방에 빨간불이 켜졌다. 급성호흡기 감염질환인 계절 독감은 기침이나 콧물 같은 일반적인 감기의 증상도 있지만갑작스럽게 시작되는 고열과 오한, 두통, 몸살, 전신 근육통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독감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1∼4일 정도다. 대체로 증상발현 1일 전부터 발병 후 약 5일까지 전염력이 있다. 소아에게는 전염 가능 기간이 더 길어 증상 시작 후 7일까지도 전염력이 있다.

독감의 특징적 증상은 발열과 오한, 두통, 몸살, 근육통 등이며 막연한 소화불량 같은 증상도 흔하게 나타난다. 독감 발병 3∼5일째에는 가래를 동반하지 않는 건성 기침과 콧물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눈이 빨개지거나 가려울 수 있다. 기침은 가슴 가운데가 몹시 화끈거리는 증상을 동반하며 이 증상은 건강이 호전된 후에도 몇 주일간 지속되기도 한다. 독감에 의한 합병증은 흔히 노인과 만성질환자, 영유아에게서 많이 나타나며 일단 발생하면 사망률이 높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독감을 예방할 수 있을까. 독감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공기 중에 퍼진 바이러스가 호흡기나 손을 통해 전염되는 만큼 손 씻기와 기침 에티켓을 잘 지켜야 막을 수 있다. 물론 독감으로부터 내 몸을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예방 주사를 맞는 것이다.

독감은 통상 우리나라에서 11∼12월에 1차 유행이, 이듬해 2∼4월에 2차 유행이 나타난다. 노인, 만성질환자, 소아, 임산부 등 우선접종 권장 대상자는 매년 10월에서 12월 사이에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예방접종 후 항체가 형성되어 충분한 면역력을 획득하는 데는 약 2-4주의 기간이 걸리며, 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통상 6개월 정도 면역 효과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독감 예방접종은 매년 1회 받는 것이 권장된다. 하지만 6개월 이상 만 9세 미만 소아가 지난해에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을 받지 않은 경우 올해는 독감 백신을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 받아야 한다.

다만 주삿바늘로 수차례 독감 예방 접종을 받는 것이 어린아이들에게는 불안, 통증을 유발해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2009년부터는 주사바늘 대신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 형태의 백신이 국내에서도 접종되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 나온 제품 중 유일하게 바늘이 없는 독감 예방주사는 녹십자가 미국 메드이뮨에서 도입한 ‘플루미스트’다. 이 제품은 주사 형태가 아닌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 형태의 신개념 백신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식품의약안전처(FDA)로부터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아 승인을 받았다. 만 2세에서 49세까지 천식이 없는 사람에게 접종이 가능하다.

녹십자 관계자는 “‘플루미스트’는 비강 내 점막에 백신을 직접 접종해 자연 상태에서 독감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하는 경로를 그대로 이용한다”며 “비강 안에서 분비되는 항체를 통해 점막 면역이 생성되는 등 기존 주사제형 백신보다 더 효과적으로 면역을 획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주사 부위에 생길 수 있는 통증, 발적, 종창 등 여러 가지 국소 이상반응도 없어 주사 맞기를 두려워하는 어린이는 물론이고 성인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플루미스트는 2007년 미국의 유명한 의학 저널인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에 발표된 연구에서도 우수성이 밝혀졌다.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16개국에서 동시에 실행된 임상시험 결과 플루미스트의 독감 예방효과가 기존 독감백신보다 훨씬 뛰어났다고 한다. 플루미스트는 2006년 소아전염병저널(Pediatric Infectious Disease Journal)에 발표된 아시아 8개국에서 수행된 연구에서도 오래 지속되는 백신 효과를 입증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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