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지막 4중주’ 베토벤 현악사중주 되살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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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장이 넘게 팔린 영화 ‘마지막 4중주’ OST 표지. 유니버설뮤직 제공
1000장이 넘게 팔린 영화 ‘마지막 4중주’ OST 표지. 유니버설뮤직 제공
영화 ‘마지막 4중주’가 베토벤 현악사중주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는 결성 25주년을 맞은 세계적인 현악사중주단 ‘푸가’가 베토벤 현악사중주 14번을 연주하면서 불화와 오해를 치유해 간다는 내용. 7악장으로 구성돼 모든 악장을 쉼 없이 연주하는 베토벤 현악사중주 14번은 베토벤이 청력을 잃은 상태에서 작곡한 말년의 작품이다. 베토벤이 자신의 현악사중주 중 최고의 작품으로 꼽았다고 한다. 죽음을 앞둔 슈베르트가 연주회장에서 이 곡을 듣고 너무나 흥분해 함께 갔던 친구가 걱정을 했다는 기록도 있다.

야론 질버만 감독의 이 미국 영화는 예술영화로는 올해 처음으로 10만 관객을 넘어섰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 영화는 개봉 58일 만에 10만 명을 넘겼고, 23일 현재 10만2420명을 모았다. 서울 서대문구 대신동 필름포럼, 종로구 신문로 씨네큐브 등에서 상영 중이다.

영화의 인기와 더불어 OST도 1000장이 넘게 팔렸다. 유니버설뮤직은 “클래식 음악영화 OST로는 이례적인 판매고”라고 밝혔다. 실제 연주는 브렌타노 현악사중주단이 했다. 영화에서 첼리스트 피터가 물러나고 새로 영입되는 니나는 실제 브렌타노의 첼리스트로 한국계인 니나 마리아 리다. 질버만 감독은 실제 연주자들의 연주 모습을 카메라 5대로 꼼꼼하게 담았다. 활을 켜는 손과 손가락, 몸짓이 다양한 앵글로 촬영됐다.

베토벤 현악사중주로만 프로그램을 짠 오스트리아 하겐 콰르텟의 27일 연주회도 매진이 임박했다. LG아트센터 1070석 가운데 1000석 이상이 이미 주인을 찾은 상태다. 누리꾼 ‘sandeulwind’는 “하겐 콰르텟 공연 포스터를 보자마자 그 영화가 생각났다. 베토벤을 주로 연주한다고 하니 영화에서 흐르던 베토벤 음악을 직접 느껴보고 싶다”고 했다.

이 공연을 기획한 LG아트센터는 “실내악 공연이 이렇게 좋은 반응을 얻을 줄은 몰랐다. 베토벤 현악사중주가 중심이 된 영화 ‘마지막 4중주’의 덕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하겐 콰르텟은 9번 ‘라주모프스키’와 13번 ‘대푸가’를 연주한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마지막 4중주#베토벤 현악사중주 14번#야론 질버만#OST#하겐 콰르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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