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성남시-의회, 높이 80m 국기게양대 설치 싸고 충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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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보훈단체 요청 수용방식으로 추진
與의원들 “치적쌓기용” 예산 전액 삭감

경기 성남시가 국내 최고 높이의 국기 게양대 설치를 추진하고 나서자 성남시의회 새누리당 의원들이 “뜬금없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민주당 소속 이재명 시장과 민주당이 게양대 설치에 적극 찬성하는 반면 다수당인 보수 새누리당이 반대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성남시 시의회는 최근 임시회 본회의에서 시가 제출한 제4회 추가경정 예산안 가운데 국기 게양대 설치비 4억 원을 전액 삭감했다.

초대형 국기 게양대 설치는 지난달 성남시 보훈·안보단체가 시민제안 공모사업으로 시에 요청한 것이다. 시는 이 단체들의 제안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연말까지 높이 80m의 게양대와 가로 15m, 세로 10m 크기의 태극기를 제작하고 야간에도 보이도록 조명시설도 설치할 계획이었다. 원래는 게양대를 시청광장에 세울 계획이었다. 그러나 서울공항으로 인한 건축물 고도제한(45m) 때문에 분당구청 잔디광장 또는 테니스장, 중앙공원 관리사무소 뒤 등 세 곳을 후보지로 물색해왔다.

하지만 시의회 새누리당은 공식적으로는 “장소와 높이가 타당치 않다”며 사업 재검토 요구와 함께 예산을 삭감했다. 통합진보당 내란음모 사건이 불거진 후 성남시가 “종북 세력의 본거지”라는 비난이 일자 이 시장이 보훈·안보 단체와 보수 여론을 끌어안으려는 정치적 목적하에 게양대 설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게 새누리당의 시각이다. 또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해 치적 쌓기를 하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성남시는 “이 시장이 독도 실시간 송출시스템 구축과 국가유공자 위로금 상향 조정 등 호국안보도시를 표방하며 많은 노력을 해왔다”며 “정치적 논란으로 비화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성남시 16개 보훈·안보단체는 예산 삭감을 재고해달라고 시의회에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에는 경기 구리시 아차산 중턱(75m)을 비롯해 경남 양산시 운동장, 서울 여의도공원, 인천공항 잔디광장 등 10여 곳에 대형 국기 게양대가 설치돼 있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성남시#성남시 국기게양대#성남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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