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평가전 박주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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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9월 24일 07시 00분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유럽출장을 마치고 23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홍명보 감독이 입국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천공항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유럽출장을 마치고 23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홍명보 감독이 입국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천공항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홍명보의 결단…왜?

1. “소속팀서 출전 못해…원칙엔 변함 없다”
2. 불렀다가 부진땐 감독·선수 모두 치명타
3. 박주영 스스로 컨디션 감안 고사했을수도


다음 달 열리는 축구대표팀의 브라질 평가전에서 박주영(아스널)은 볼 수 없을 전망이다.

대표팀 홍명보 감독은 열흘간의 영국 출장을 마치고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그는 영국에서 뛰고 있는 박주영, 기성용 지동원(이상 선덜랜드), 이청용(볼턴), 윤석영(QPR), 김보경(카디프시티) 등을 차례로 만나 개별 면담을 가졌다.

홍 감독은 귀국 기자회견을 통해 다음 달 예정된 브라질(12일)및 말리(15일)와 평가전에 박주영을 발탁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동안 원칙으로 삼았던 ‘소속팀 활약’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박주영이 최근 부상에서 회복돼 팀 훈련에 합류했다”면서 “2∼3경기를 못 나가는 건 괜찮지만 장시간 벤치에 앉아있는 건 문제가 있다. 대표팀은 긴 시간 훈련할 수 있는 게 아니고 2∼3일 훈련하고 경기해야 한다. 이전 생각과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7월 출범한 홍명보호는 골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최전방 공격수로 부름 받은 지동원, 김동섭(성남), 김신욱(울산), 조동건(수원)이 낙제점을 받으면서 박주영의 대표팀 복귀에 힘이 실렸다. 그러나 문제는 박주영의 컨디션이다. 박주영은 2011년 여름 아스널로 이적하면서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다. 지난 시즌 셀타비고(스페인)에서 1년간 임대생활을 했지만 기회를 잃기는 마찬가지였다. 벤치만 달구기 일쑤였다. 컨디션이 떨어지면서 자연스레 대표팀에서도 멀어졌다.

최근 박주영을 대표팀으로 불러 감각을 회복하도록 도와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데 대해 홍 감독은 다양한 생각을 인정하면서도 원칙을 재차 고수했다. 그는 “원칙은 상황마다 바뀌는 것이 아니다”고 못 박았다. 박주영이 몸 상태를 끌어올려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지 않는 한 대표팀 발탁은 고려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박주영을 선발하지 않는 데는 홍 감독의 신뢰와 실리가 맞물린다.

홍 감독은 2010광저우아시안게임과 2012런던올림픽에서 박주영을 와일드카드로 선발해 호흡을 맞췄다. 끈끈한 사제의 연을 맺으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박주영이 다시 예전 기량을 찾을 때까지 믿고 기다리는 것이다. 브라질월드컵까지 시간은 충분하다. 자칫 완벽하지 않은 몸 상태로 뽑았다가 경기를 그르친다면 감독과 선수 모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장기적인 포석이 깔려있다. 홍 감독도 “경험이 충분히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할 것으로 믿는다”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였다.

또 한 가지는 박주영이 자신의 몸 상태를 감안해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털어놓았을 수도 있다. 박주영은 7월 중순 4주간의 기초 군사훈련을 마치고 런던으로 향했다. 7월초부터 열린 프리시즌을 소화하지 못했다. 부상으로 최근에야 팀 훈련에 합류했다. 컨디션을 끌어올리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박주영 스스로 다음 기회를 노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을 가능성도 높다.

인천국제공항|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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