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현, 팔색조 연예인 꿈꾸는 ‘강호동 워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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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9월 24일 07시 00분


김도현은 씨름선수 출신답게 큰 체격에서 뿜어내는 가창력과 푸근한 인상으로 팬들을 사로 잡을 기세다. 사진제공|와이 엔터테인먼트
김도현은 씨름선수 출신답게 큰 체격에서 뿜어내는 가창력과 푸근한 인상으로 팬들을 사로 잡을 기세다. 사진제공|와이 엔터테인먼트
■ 씨름선수 출신으로 ‘슈스케3’ 5위 오른 가수 김도현

신생 기획사와 손 잡았다 1년 허송세월
고향 내려가 방황할 때 새 소속사 만나

싱글 ‘아빠의 청춘’ 발표하며 정식 데뷔
“트로트 아닌 삼바 리듬의 라틴 스타일”

타고난 가창력으로 아이돌 아성에 도전
“자전거 다이어트…115kg 체중과 전쟁”


22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 김도현(20)은 자전거를 타고 약속장소에 나타났다. “오늘 사서 처음 타본다”며 수줍게 웃는 그는 이마에 맺힌 땀을 연신 닦아냈다. 꾸준한 운동으로 “천천히 살을 빼서” 체형관리를 하고, 숙소 주변 지리도 익힐 겸 자전거를 장만했다고 했다.

2011년 방송된 엠넷 ‘슈퍼스타K3’(슈스케3)에서 5위에 올랐던 김도현은 씨름선수 출신이다. ‘슈스케3’를 끝내고 가수 준비를 하면서 “두 달간 토마토만 먹고” 20kg을 감량했지만, 단 한 번의 요요현상으로 금세 ‘원상복구’ 되고 말았다. “장기간에 걸쳐 천천히 살을 빼야겠다”고 깨달은 김도현은 “앞으로 웬만하면 자전거로 이동하겠다”는 생각이다. ‘자전거 오래 타면 허벅지 굵어지는 거 아니냐’는 걱정에 그는 “이미 굵을 만큼 굵어서 별 차이 없을 것”이라며 웃었다.

김도현이 9월10일 싱글 ‘아빠의 청춘’을 발표하고 정식 가수로 데뷔했다. ‘슈스케3’ 이후 2년 만이다. 또래들이 ‘꽃미남 아이돌’로 활약하는 가요계에서 182cm, 115kg의 건강한 체구는 분명 ‘튀는’ 외모지만, 그는 이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다고 했다. 다만 “가수는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분야니까, 잘 모르는 상태에서 부딪히다 보니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초등학교 입학식 때 160cm, 60kg였고, 중2 때 181cm, 140kg였다는 김도현은 ‘일진 아니냐’는 오해를 받은 적도 있지만, 그는 항상 귀여운 미소를 머금는, 수줍은 소년이었다.

그러나 김도현에게 한때, 웃을 수 없던 날들이 있었다. ‘슈스케’ 직후 기대에 부풀어 있던 김도현은 한 신생 기획사와 손을 잡았지만 1년간 허송세월을 했다.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면서 “뭘 해도 되겠구나” 들떴지만, 처음 소속사에서 “좋지 않은 사연”을 만들고 말았다. 상처를 안고 고향인 울산으로 내려간 김도현은 두문불출하며 심란한 시간을 보냈다. 이미 씨름을 그만둔 그는 다른 길을 갈까, 군입대를 할까, 고민도 했지만, 평소 알던 작곡가를 통해 현 소속사 와이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를 만나면서 다시 도전의 용기를 냈다.

“그땐 내가 좀 멍청했던 것 같다. 고통 없이 열매도 없건만, 편하게 데뷔하려고 했다. 지방 출신이라 외로웠던 나는, 친절하게 잘 해주는 사람이 다 좋은 줄 알았는데, 처음의 기대와 달랐다.”

체계적으로 노래를 배우지 않았지만 김도현은 타고난 가창력을 바탕으로 독특한 장르의 데뷔곡 ‘아빠의 청춘’을 무난하게 소화해냈다. 작곡가 이경섭이 주축인 작곡팀 ‘주식회사 이준민’이 작곡한 ‘아빠의 청춘’은, 트로트로 오해받기 쉬운 제목이지만, 복고풍 삼바리듬의 라틴 스타일의 곡이다. 아이돌 댄스 가수들이 점령한 가요계에서 솔로가수로서의 존재감을 알리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록발라드에 강점을 가진 김도현은 앞으로 발라드를 포함해 다양한 장르를 시도할 계획이다.

“생소한 장르다보니, 충분히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지만, 어색하진 않은 것 같다. 연습하면서 노래실력도 늘고, 순발력도 좀 생긴 것 같아 만족한다.”

‘이 세상 모든 아빠를 위한 헌사’로 냉혹한 프로무대에 나선 김도현의 롤모델은 “씨름에서도, 연예계에서도 정상에 오른” 강호동이다. 남보다 늦은 중3 때 씨름을 시작하면서 ‘강호동처럼’을 다짐했던 김도현은 가수 준비를 하면서도 ‘강호동처럼’이 목표였다.

“김도현은 만능이었으면 좋겠다. 가수뿐만 아니라 연기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싶다. 그래서 다양한 매력을 가진, 팔색조 같은 남자로 불리고 싶다. ‘슈스케’ 이후 공백이 좀 있었지만, 저를 편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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