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선두 제일모직 사업재편에 “어라∼” 패션업계 큰 충격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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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패션경기-구조조정 영향 촉각

국내 패션업계 선두기업인 제일모직이 패션 분야에서 손을 뗀다는 소식에 패션업계 관계자들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1954년 설립 이후 20년 넘게 직물만 생산하던 제일모직은 1977년 여성복 ‘라보떼’ 브랜드로 패션산업에 진출해 36년간 다양한 남성, 여성복 브랜드를 운영해온 전통의 패션 기업이다.

패션업계는 제일모직이 차지해온 역할과 상징성을 고려할 때 가뜩이나 불황으로 움츠러든 패션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까 우려하고 있다. 한 중견 패션업체 관계자는 “양도 이후 삼성그룹의 패션사업이 축소된다면 업계 전반에 구조조정 바람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랜드의 부침에 민감한 패션 소비자들의 취향을 고려할 때 일시적으로나마 제일모직 소속 브랜드 의류의 이미지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장년층 소비자들은 브랜드를 만드는 기업의 전통과 전문성을 따지기 때문에 약간의 동요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익성을 고려한 브랜드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제일모직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벌여왔다. 14년간 라이선스 사업을 했던 미국 캐주얼 브랜드 ‘후부’와 중장년층 타깃의 여성복 브랜드 ‘데레쿠니’ 사업에서 올 상반기에 철수한 것이 대표적 사례. 한 백화점 관계자는 “이미 ‘경고’를 받은 일부 여성복과 수입 브랜드 사업의 철수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패션업이 음식, 문화 등 라이프스타일의 전 영역과 연계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인 만큼 향후 더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에버랜드의 테마파크, 골프장 등과 연계한 아이템을 적극적으로 개발한다면 최근 성장세가 높은 아웃도어, 스포츠 부문에서 가장 먼저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현진·권기범 기자 bright@donga.com
#제일모직 사업 개편#에버랜드#제일모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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