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닉 리포트]컬러 콘택트렌즈, 친구와 돌려쓰다간 각막염 일으킬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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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용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
김재용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
얼마 전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이 왼쪽 눈의 시력이 떨어지고 충혈과 통증이 와서 진료실을 찾았다. 현미경 검사를 했더니 감염성 각막염이 의심됐다. 각막 조직을 떼어내 균 배양검사를 하고 바로 점안 항생제 치료를 시작했다. 균 배양검사 결과 녹농균이 원인균으로 밝혀졌다. 환자는 항생제 치료로 상태가 좋아졌지만 결국 몇 개월 뒤 중심부에 생긴 각막 흉터로 인해 시력 저하가 나타났다.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환자에게 물어봤다. 최근 제조 또는 수입 회사를 확인할 수 없는 컬러 콘택트렌즈를 안경업소에서 구입했고 평소 적절하게 렌즈 살균과 소독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더 충격적인 것은 반 친구들과 서로 미용 목적으로 렌즈를 돌려썼다고 한다. 최근 연예인들을 중심으로 눈이 크고 아름답게 보인다는 이유로 컬러 콘택트렌즈가 유행했고 어린 학생이 이를 따라 하다가 피해를 본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콘택트렌즈의 국내 생산량과 수입량이 크게 늘어났다. 특히 미용 목적의 컬러 콘택트렌즈의 사용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한다. 판매시장은 커 가고 있지만 제품이 아직까지 모두 안전한 것은 아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시중에 유통되는 콘택트렌즈들을 수거해 검사한 뒤 7개 제품에서 곡률반경 및 두께 등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거나 넘어서 판매 중지 및 회수 조치를 했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곡률반경은 렌즈의 구부러진 정도로 기준치보다 크거나 작으면 안구에 통증 충혈 이물감을 일으킬 수 있다. 렌즈가 기준치보다 두꺼우면 안구의 눈물 순환을 막아 각막부종 등을 일으키고 너무 얇으면 시력교정 능력이 줄고 렌즈가 쉽게 찢어져 각막이 손상될 수 있다.

눈의 안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안과의사의 진단을 받은 뒤 콘택트렌즈를 구입해야 한다. 구입할 때는 제품에 기재된 허가사항 유효기한을 꼭 확인하고 허가 받은 제품인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하드 콘택트렌즈는 안과의사의 세심한 검사와 처방, 사후 관리가 필요하다. 콘택트렌즈 착용 중 통증, 충혈, 과도한 눈물, 시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빼낸 뒤 안과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특히 렌즈를 다른 사람과 돌려쓰면 교차 오염으로 인한 각막 감염이 생길 수 있다.

콘택트렌즈를 사용한 뒤에는 반드시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생리식염수, 렌즈 세척액, 보존액만을 사용해 세척 살균 소독을 철저히 한 뒤 렌즈 전용 보관 용기에 넣어 관리해야 한다. 수돗물로 세척하면 콘택트렌즈 사용으로 인한 가시아메바 각막염에 걸릴 수 있다.

어린 학생들이 무분별하게 콘택트렌즈를 사용하지 않도록 부모가 적절하게 관심을 기울이고 지도해야 심각한 부작용인 감염성 각막염을 막을 수 있다.

김재용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
#컬러 콘택트렌즈#각막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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