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귀국 보따리에 기성용-박주영 담았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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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탑 맡은 후 1승3무2패 부진… 골잡이-공격형 미드필더 부재 절감
英서 잇달아 면담… 대표팀 발탁 관심

21일(현지 시간) 영국 웨스트브로미치 호손 경기장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기성용(선덜랜드)은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공격 포인트는 없었고 팀은 웨스트브로미치에 0-3으로 완패했지만 한 가지 의미는 있었다. 14일 열린 아스널 경기에 이어 2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했다. 단 2경기였지만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사진)이 표방한 대표 선발의 기준인 ‘소속 팀에서 주전으로 뛰어야 한다’에는 해당됐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 연휴를 뒤로하고 13일 영국으로 떠난 홍 감독은 14일 선덜랜드-아스널 경기를 시작으로 영국에서 뛰는 예비 태극전사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이날 그라운드에서 뛰는 박주영(아스널)의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15일 기성용을 만난 뒤 20일쯤 박주영도 따로 만나 면담했다.

홍 감독은 한국 축구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박주영과 기성용을 살펴볼 수밖에 없었다. 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한 뒤 6경기에서 받은 1승 3무 2패란 극도로 저조한 성적표를 개선할 묘책으로 믿을 만한 골잡이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파와 아시아파는 물론이고 손흥민(레버쿠젠)과 구자철(볼프스부르크) 등 독일파, 그리고 김보경(카디프 시티)과 이청용(볼턴) 등 영국파까지 모두 불러 테스트했다.

박주영과 기성용은 예외였다. 대한민국 대표 골잡이였던 박주영은 소속 팀에서 그라운드보다는 벤치를 지키고 있어 부를 수 없었다. 대표팀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기성용은 ‘최강희호’ 시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최 감독을 비난한 ‘괘씸죄’로 여전히 비난 여론에 시달리고 있어 선뜻 발탁할 수 없었다.

하지만 홍 감독으로선 결단을 내려야 한다. 박주영과 기성용이 대표팀 전력에 도움이 된다면 선발해야 한다. 그래서 추석 연휴에 영국으로 떠난 것이다. 홍 감독은 지난해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도 박주영이 병역 회피 의혹에 시달리자 기자회견을 통해 “박주영이 군대를 가지 않으면 내가 대신 가겠다”며 박주영을 끌어안았다. 박주영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골을 넣으며 사상 첫 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홍 감독은 23일 귀국한다. 과연 그는 어떤 ‘답’을 가지고 돌아올까.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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