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만에 보름달 품다’ LG 풍성한 한가위

  • Array
  • 입력 2013년 9월 18일 07시 00분


지난 10년간 LG의 가을은 아쉬운 탄성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올 추석에는 풍성한 가을걷이를 준비하고 있다. LG 선수단은 잃어버린 10년을 지우고 1994년 이후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되찾겠다는 의지로 똘똘 뭉쳐있다. 스포츠동아DB
지난 10년간 LG의 가을은 아쉬운 탄성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올 추석에는 풍성한 가을걷이를 준비하고 있다. LG 선수단은 잃어버린 10년을 지우고 1994년 이후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되찾겠다는 의지로 똘똘 뭉쳐있다. 스포츠동아DB
■ 환상의 팀워크로 기적같은 1위…‘가을의 전설’ 준비

김기태 감독 ‘형님 리더십’·베테랑들 눈부신 활약
“샴페인 아직 멀었다” 연휴 뒤 순위싸움 긴장 고삐


‘늘 한가위만 같아라!’

평생을 추석처럼 풍요롭게 보낼 수 있기를 바라는 의미의 우리나라 속담이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선수단은 지난 10년간 추석 때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힘들었다. 팀이 계속 하위권을 전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만큼은 다르다. 11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을 목전에 두고 있다. LG 선수단에서 ‘매년 한가위가 올해만 같아라’라는 얘기가 나올 법하다.

LG는 17일 현재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단독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신바람야구’의 부활로 포스트시즌 진출뿐 아니라 한국시리즈 직행을 노리고 있다. 시즌 전 4강 후보로 꼽히지 않았던 LG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당당히 1위 자리에까지 올라섰다. 김기태 감독의 ‘형님 리더십’과 주장 이병규(9번)를 필두로 한 몸처럼 뭉친 팀워크가 어우러져 빚어낸 값진 성과다. 지난 10년간 ‘모래알 같은 팀’이라는 오명에 시달렸던 LG는 이제 눈에 띄게 달라진 팀이 됐다.

올 추석 풍성한 수확이 기대되지만, LG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남은 경기에서 치열한 선두경쟁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또 지난 10년간 제대로 결실을 맺지 못한 경험 때문에 페넌트레이스를 마칠 때까지는 평상심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주장 이병규는 “벌써 추석 연휴다. 시즌 마지막이 가까이 왔다는 것이 확 와 닿는다. 아직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코칭스태프와 구단 프런트도 마지막 추수를 마칠 때까지는 최대한 몸을 낮추고 매 경기에 집중하자고 의기투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LG팬들은 가을용 유광점퍼 구입을 서두르고 있다. LG가 암흑기에서 탈출하자 경기장을 떠났던 팬들도 유니폼을 입고 돌아오고 있다.

1990년대 LG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레전드들도 주목받고 있다. 1994년 LG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을 책임졌던 김용수 전 중앙대 감독은 “후배들이 지금까지 좋은 결과를 얻었다. 특히 베테랑 선수들의 활약이 눈부셨다”며 “포스트시즌 경험이 적은 만큼 여유를 갖고, 즐기면서 팬들과 함께 하는 경기를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gtyong1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