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9개구단 45명선수 대상 설문] 야구선수 송편왕·씨름왕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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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9월 18일 07시 00분


■ 섬세한 염경엽감독 송편왕…빅맨 최준석 천하장사감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다. 프로야구 종사자들은 시즌 막바지 순위싸움이 한창이라 한가위의 여유를 만끽할 수 없는 처지지만, 팬들에게 기분 좋은 선물을 전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 그라운드에서 던지고 치고 달린다. 스포츠동아는 추석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프로야구 선수들을 대상으로 재미있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가장 송편을 잘 빚을 것 같은 감독과 선수는? 씨름을 했다면 천하장사가 됐을 것 같은 선수는? 벌초를 맡기면 가장 잘 할 것 같은 선수는? 프로야구 9개 구단 선수 45명(팀별 5명씩)이 설문에 참여했다.

송편 잘 빚을 감독, 염경엽 18명 지지 1위
자상한 이미지의 김시진 감독은 6표 2위

두산 정수빈 5표…송편 잘 빚을 선수 1위
성실한 이미지 어필…윤석민 3표 2위에

“넘기기 힘든 몸”최준석 천하장사감 42%
최근 살 오른 최정도 씨름왕 다크호스로

● 송편을 잘 빚을 것 같은 감독은?


추석의 대표 음식은 송편이다. 송편 정도는 남자들도 한번쯤은 가족과 옹기종기 모여앉아 빚어봤을 만한 추석 음식. 선수들은 과연 프로야구 9개 구단 사령탑 중 송편을 가장 잘 빚을 것 같은 감독으로 누구를 선택했을까. 설문 결과 넥센 염경엽 감독이 압도적 지지를 얻어 1위에 올랐다. 45명의 응답자 중 무려 40%에 해당하는 18명이 염 감독을 찍었다. 넥센 선수 4명이 염 감독에게 몰표를 던지기도 했지만, 타 구단 선수들도 “왠지 섬세할 것 같다”, “아기자기하게 송편을 잘 빚을 것 같다”며 많은 지지를 보냈다.

염 감독은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전해 듣자마자 “우리 팀 선수들만 설문조사한 것 아니냐”고 되묻더니 ‘전 구단 선수들이 참여했다’는 답변을 듣고는 “나쁜 것만 아니면 뭐든 1등하면 좋은 것 아니냐”며 기분 좋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사람 잘 봤다. 실제로 내가 송편을 잘 빚는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우리 집이 종가집이라 제사도 많았다. 3남1녀 중 막내아들이지만 추석 때면 어릴 때 집에서 모든 음식을 다 하니까 송편도 많이 만들어봤다”고 밝혔다. 결혼하기 전까지 10년 넘게 자취생활도 했기 때문에 요리와 빨래, 청소까지 잘 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예전에는 집에서 가족을 위해 요리도 해주곤 했는데 감독이 되고 나서는 음식이나 집안일을 못하고 있다. 머리가 힘드니까 아무 것도 못하겠더라”며 웃었다.

염 감독의 뒤를 이어 롯데 김시진 감독이 6표를 얻어 2위에 올랐다. 평소 ‘자상한 감독’이라는 이미지가 선수들에게 크게 어필한 것으로 풀이된다. 3위는 5표를 얻은 삼성 류중일 감독, 4위는 4표를 얻은 두산 김진욱 감독이 차지했다. 류중일 감독을 꼽은 뒤 익명을 요구한 타 구단 모 선수는 “왠지 세밀할 것 같다”고 답변했고, 김진욱 감독을 선택한 두산의 한 선수는 “실제로 성격이 온화하고 섬세해 송편을 잘 빚을 것 같다”고 말했다. NC 김경문 감독은 3표를 얻었고, LG 김기태 감독과 SK 이만수 감독도 2표씩을 받았다. 한화 김응룡 감독과 KIA 선동열 감독은 1표씩에 그쳤다. NC 이호준은 현직 프로야구 감독이 아닌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 김성근 감독을 꼽아 눈길을 모았다. “세심하다”는 이유였다.

● 송편을 잘 빚을 것 같은 선수는?

‘송편을 가장 빚을 것 같은 선수’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이 분산됐다. 특정 후보를 압축해 답변을 받은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1표를 얻은 선수가 무려 23명이나 됐다. 그 가운데서도 두산 손시헌과 유희관, 넥센 박병호와 서건창, NC 모창민과 조영훈, 롯데 신본기가 2표씩을 얻었고, KIA 윤석민은 3표를 받았다. 이들은 대부분 착실한 이미지 덕분에 “뭐든 시키면 잘 할 것 같다”는 이유로 선택을 받았다.

표가 분산된 상황에서도 두산 정수빈은 5표나 얻어 가장 송편을 잘 빚을 것 같은 선수로 뽑혔다. 두산에선 2명이 정수빈을 선택했는데 1표는 정수빈 본인, 1표는 홍성흔이었다. 정수빈은 “실제로 송편을 빚어봤는데 잘 했다”고 떳떳하게 자신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고, 홍성흔은 “빠르니까 빠르게 잘 빚을 것 같다”고 말했다. 타 구단 중 정수빈을 뽑은 롯데 송승준은 “곱상한 외모 때문에 잘 할 것 같다”고 이유를 밝혔다.

● 씨름을 했으면 천하장사가 됐을 것 같은 선수는?

추석 하면 떠오르는 스포츠가 씨름이다. 야구선수 중 야구를 하지 않고 씨름을 했더라면 천하장사가 됐을 것 같은 선수로는 단연 두산 최준석이 많은 표를 얻었다. 무려 42.2%인 19명이 선택했다. 두산 민병헌은 “다른 사람이 넘기기 쉽지 않은 몸”이라며 체형부터 씨름선수를 연상시키는 팀 동료 최준석을 꼽았다.

최준석을 제외하고는 군소 후보들이 난립했지만, 그 중에서 KIA 나지완과 SK 정상호가 3표씩을 얻어 뒤를 이었다. 그런데 나지완은 자신을 선택한 선수들이 꽤 있다는 얘기를 듣고도 거침없이 “최준석”이라고 답했다. 박병호 이성열(이상 넥센), 나성범(NC)은 2표를 받았다. 1표를 받은 선수도 KIA 김진우를 포함해 14명이나 됐는데, 의외의 재미있는 답변도 많았다. NC 김태군은 LG 봉중근을 꼽으며 “당기는 힘이 좋다”고 설명했고, SK 김성현은 최정을 선택한 뒤 “최근 살이 오르고 있다”며 다크호스로 지목했다.

이밖에 ‘벌초를 가장 잘 할 것 같은 선수’ 항목에 대해선 롯데 신본기, SK 한동민, 넥센 이성열이 3표씩을 획득해 공동 1위에 올랐다. 신본기에 대해선 “착실한 이미지 때문에 벌초도 성실하게 잘 할 것 같아 보인다”, 한동민에 대해선 “뭐든지 열심히 한다”, 이성열에 대해선 “힘이 세니까 거침없이 벌초를 할 것 같다”는 답변이 나왔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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