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안타 완투, 그러나 졌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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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현진, 애리조나전 또 14승 실패

미국프로야구 LA 다저스의 류현진(26)은 17일(한국 시간) 애리조나전에서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플레이오프 제3선발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무언의 메시지였다.

이날 경기 전 LA 지역 라디오방송들은 “류현진은 최근 4경기에서 1승 3패에 평균자책점이 4점(4.01)이 넘는다”며 부진에 방점을 찍었다.

류현진이 방송을 들은 것일까. 류현진은 시즌 마지막 애리조나전에서 단 2안타만을 내주는 빼어난 피칭으로 완투경기를 장식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홈런 한 방으로 1-2 패전의 멍에를 썼다. 1회말 1사 1루에서 애리조나 3번 타자 폴 골드슈미트에게 시속 146km(91마일)짜리 높은 직구를 통타당하며 2점 홈런을 허용한 것. 또 1회 실점이었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전까지 골드슈미트에게 11타수 6안타(0.545)로 약점을 보였다. 류현진은 경기 후 “실투 하나 때문에 졌다. 앞으론 실투를 하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말했다. 이날 8이닝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첫 완투패를 한 류현진은 올 시즌 13승 7패 평균자책점 3.03을 기록하게 됐다.

류현진은 8월 14일 뉴욕 메츠의 맷 하비를 상대로 5연승을 거둔 이후 평범한 피칭을 보였다. 지난달 3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1실점 승리투수가 됐지만 안타는 8개나 허용했고, 12일 애리조나전에서는 6이닝에 무려 10안타를 얻어맞았다.

그러나 이날은 돈 매팅리 감독이 끝까지 밀고 갔을 정도로 류현진의 구위가 뛰어났다. 매팅리 감독은 경기 후 “훌륭한 투구였다. 볼을 아주 낮게 제구했다”고 칭찬했다. 프라임티켓의 스티브 라이언 해설자도 “오늘 류현진이 패했지만 컴백을 보여주는 훌륭한 피칭이었다”며 “최근 허리 통증, 12일 만의 피칭 부진으로 플레이오프에서의 피칭이 걱정됐던 게 사실이었는데 전반기 내내 보여준 그런 호투였다”고 칭찬했다.

류현진은 타자를 압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하지만 좋은 투구 내용을 보일 때는 적은 안타에 삼진도 이닝 수만큼 빼앗는 등 확 달라진다. 최근 4경기에서 1승 3패는 전문가들의 눈에 부진으로 비쳤다. 이런 가운데 마이애미에서 트레이드된 리키 놀라스코가 8승 1패에 평균자책점 2.63을 기록하면서 류현진은 플레이오프에서 제4선발로 밀릴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이번 애리조나전 호투는 류현진을 재평가하게 만들었다. 놀라스코는 15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2회도 버티지 못하고 7실점했다. 류현진은 앞으로 두 차례 더 선발등판하고 플레이오프에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애리조나전과 같은 호투가 이어지면 코칭스태프의 선발조정이 불가피하다. 좌완-우완-좌완-우완 등판이 상대 타순의 선발투수 적응을 피하도록 하는 데 유리하다.

한편 다저스는 시즌 막판 4연패의 늪에 빠지며 매직넘버 4를 3경기 연속 줄이지 못했다. 반면 애리조나는 이날 구단 창단 이래 세 번째로 2안타를 치고 이기는 기쁨을 누렸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symoontexas@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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