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남재준, 침묵의 김장수, 위기의 김관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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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朴정부 6개월… 軍 3인방의 명암
南, NLL 대화록 공개 시작으로 RO 실체 적발 등 거침없는 행보
주춤 김장수-교체설 김관진과 대조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초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육사 25기),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육사 27기), 김관진 국방부장관(육사 28기)을 안보라인의 전면에 내세워 육사 전성시대를 열었다.

정부 출범 6개월이 지나가면서 이들 육사 출신 3인방의 명암이 엇갈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대북이슈보다 국내 정치상황이 더욱 주목받으면서 남 원장이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그는 6월 말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문을 전격 공개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RO(혁명조직)의 실체를 적발하고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을 내란 음모 혐의 등으로 구속하는 등 큰 파장을 일으켰다. 정부 관계자는 17일 “남 원장이 야권의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역설적으로 그의 존재감이 얼마나 큰지를 입증한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전시작전권 전환 시기를 다시 연기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이 결정되는데도 남 원장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군 출신인 남 원장이 아니면 시도할 수도 없었던 일들이란 평이 많다”며 “‘진격의 남재준’이란 별명이 그냥 붙은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남 원장과 비교해 김 실장은 다소 주춤하는 모양새다. 정부 출범 초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가장 많이 받던 그였지만 최근에는 뉴스의 초점에서 멀어진 느낌이다.

정부 일각에서는 “2∼5월 남북 대결국면에서는 ‘김장수의 야전침대 리더십’이 각광받았는데 대화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그 역할이 약화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남북관계의 화해협력 전략을 짜는 데 군 출신의 한계가 있는 것 같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김 실장 측은 “여전히 박 대통령의 김 실장에 대한 신임은 두텁다”며 “조용히 할 일만 하면 된다”는 반응이다. 김 실장은 추석 연휴 직후 전작권 전환 협의차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국방 수장인 김 장관의 입지는 불안정한 상황이다.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로 유임됐던 김 장관은 북한의 위협이 잦아들면서 ‘6월 교체설’ ‘9월 교체설’ 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 정부의 국방정책을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국방수장이 와야 한다는 주장이 잦아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차기전투기(FX) 도입사업 등과 관련한 논란에 직면해 있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남재준#김장수#김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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