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추석 민심잡기 홍보전 총력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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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野 강대강 충돌]
새누리 “국민들 野 일방적 투쟁에 큰 실망”
민주당 “추석밥상서 ‘불통령’ 얘기 오갈것”

천막당사서 회갑연… “미역국은 드셔야죠”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노숙투쟁’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 김한길 대표(오른쪽)가 17일 회갑을 맞아 부인 최명길 씨가 마련해온 미역국과 갈비찜 등을 바닥에 앉아 먹고 있다. 
당직자들은 장외투쟁이 길어질 것을 대비해 김 대표에게 방한모를 선물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천막당사서 회갑연… “미역국은 드셔야죠”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노숙투쟁’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 김한길 대표(오른쪽)가 17일 회갑을 맞아 부인 최명길 씨가 마련해온 미역국과 갈비찜 등을 바닥에 앉아 먹고 있다. 당직자들은 장외투쟁이 길어질 것을 대비해 김 대표에게 방한모를 선물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국회 3자회담’이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나자 여야는 17일 상대에게 책임을 돌리며 ‘추석 민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새누리당은 “3자회담 결렬의 책임이 민주당에 있다”고 비난했다. 황우여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일방적인 투쟁과 강요로 의사를 관철시키려 했다”고 비판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도 “애초부터 어떤 성과를 도출하려는 생각이 없었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박 대통령이 야당과 함께 국정을 운영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며 투쟁 강화 의지를 다졌다. 3자회담 직후 다시 천막당사로 돌아간 김한길 대표는 “대통령은 국회에 와서 야당 대표를 만나주는 것이 국민에게 주는 큰 선물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포장지는 근사했는데 선물 상자 안에 국민에게 주는 선물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추석 밥상에 ‘불통령’이란 단어가 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국민의 소리를 듣지 않고 하고 싶은 말만 하는 대통령이어서 ‘불통령’이고 답답한 국민 가슴에 불을 질러 ‘불통령’”이라고 말했다.

여야가 책임공방에 골몰하면서 국회 파행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정기국회 개회 후 이미 보름이나 흘려보낸 여야는 내년 예산안 심의는커녕 지난해 결산 심의조차 착수하지 못한 상태다. △전세 수요를 주택 매입 및 월세 수요로 돌리는 ‘8·28 부동산 대책’ △각종 비과세 감면 제도를 폐지해 복지 재원을 확보하는 내용의 ‘세제개편안’ △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한 경제살리기 법안 등 정부 여당이 추진 방침을 밝힌 경제대책들도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17일 오전 추석 귀성 길목인 서울역에서 민심 잡기에 나섰다. 지도부는 ‘누가 대한민국의 적을 국회에 들였는가’라는 제목의 홍보물을 시민들에게 배포했다. 홍보물 표지에는 ‘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홍보 동영상’이라는 출처와 당시 민주당 손학규 대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였던 박영선 의원, 무소속 후보였던 박원순 시장이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와 손을 맞잡고 있는 사진을 실었다.

민주당 지도부는 같은 날 오후 2시 서울역을 찾아 귀성객들에게 ‘박근혜 정부의 일방 독재를 저지하고 부자와 재벌을 위한 세제 개편을 민주당이 막겠다’는 내용이 담긴 홍보물을 배포했다. 민주당은 이 홍보물 3만 부를 각 시도당에 내려보내는 한편으로 의원들에게는 장외투쟁의 정당성을 홍보할 것을 지시했다.

한편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박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것 같다. 과거로 돌아가는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전날 3자회담과 관련해 안 의원이 “박 대통령이 정치가 아니라 통치를 하려고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고 지적한 데 대한 답변이었다.

최창봉·황승택 기자 ceric@donga.com
#국회 3자회담#추석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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