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와! 송도해수욕장이 거대한 미술관이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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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미술제 10월 13일까지 열려… 11개국 34개 작품 백사장 등에 설치

조은필 작가의 ‘일렁이는 궁전’(대상). 부산비엔날레조직위 제공
조은필 작가의 ‘일렁이는 궁전’(대상). 부산비엔날레조직위 제공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첫 해수욕장인 부산 송도 바다에서 추석 연휴를 즐기는 것은 어떨까. 모래에 새겨진 수많은 기억과 흔적, 바닷바람에 휘날리는 정취, 사람들의 발자국…. 백사장 전체가 야외 미술관처럼 아름다운 가을 풍경을 그려낸다.

송도해수욕장에서 막이 오른 ‘2013 바다미술제’가 다음 달 13일까지 이어진다. 부산시와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가 공동으로 마련하는 이 행사는 11개국 34점의 작품이 바다를 배경으로 설치돼 있다.

전시 주제는 ‘With 송도: 기억·흔적·사람’. 개장 100주년을 맞은 송도해수욕장과 26년의 바다미술제가 어울려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에 대한 의미를 되짚어보자는 뜻을 담았다.

바다미술제는 1987년 88서울올림픽의 프레올림픽 문화행사로 기획됐다. 부산비엔날레의 전신인 부산국제아트페스티벌에 통합돼 2010년까지 열렸다. 부산의 새로운 문화예술 브랜드를 위해 2011년 독립했다.

작품은 자연과 예술의 만남, 흔적과 추억의 메시지를 전하며 환경을 강조한다.

송성진 작가의 ‘미래의 기억-도시’. 부산비엔날레조직위 제공
송성진 작가의 ‘미래의 기억-도시’. 부산비엔날레조직위 제공
부산 출신 송성진 작가는 버려진 나무를 이용해 거대한 빌딩 숲을 형상화한 ‘미래의 기억-도시’로 자연환경을 무시한 개발의 부작용을 경고한다. 최문수 작가는 깃발에 달린 길이 50m, 높이 10m의 천이 역동적으로 바람에 나부끼는 ‘바람의 흔적’을 모래 위에 새겼다. 송도해수욕장에서의 추억을 간직한 김재영 작가는 훌라후프처럼 생긴 스테인리스강으로 토네이도를 표현한 ‘사라진 추억’으로 자연과 인간, 과거와 현재의 만남 속에 송도의 변화상을 표현했다. 정만영 작가는 물고기 대신 나뭇잎이 달린 미얀마 스타일의 풍경 170개를 매단 ‘바다의 전언-소리숲’으로 바닷가에서 숲 속 분위기를 연출했다.

도자기 형상의 ‘균형’을 설치한 사니타스 스튜디오 등 태국 작가 4명은 지금까지 오뚝이처럼 균형을 유지해온 한국인들의 저력과 해수욕장의 생기발랄함을 작품 속에 녹였다. 미국작가 제임스 잭은 벤치 아래에서 일본과 미국, 송도 사람들의 소리가 나오는 ‘야호’를 설치했다.

올해 대상작은 푸른색 그물로 궁전을 만들어 바다에 띄운 조은필 작가의 ‘일렁이는 궁전’이 차지했다.

전시공간은 지역 문화단체들과 협업해 축제의 장으로 꾸민다. 11개 단체가 참여해 작가라운지, 야외 카페, 인터뷰 및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바다살롱과 컨테이너 위를 공연장으로 꾸며 복합공연을 펼치는 ‘여러 가지 공작소’도 운영한다. 부산시티투어와 연계해 오픈톱 버스에서 공연을 펼치는 ‘아트버스’, 바다미술제와 관련된 좌담회를 여는 ‘바다미술길’, 소품 전시와 초상화 그리기 행사가 진행되는 ‘아트마켓’도 운영한다.

부산비엔날레조직위는 21일 오후 4시 반 방준호 작가의 작품 ‘Dream(꿈)’ 앞에서 사물놀이 공연을 펼치는 등 10개 작품별로 무용, 국악, 클래식 공연과 시 낭송회도 연다. 오광수 부산비엔날레 운영위원장은 “이번 바다미술제는 다양한 문화단체들의 참여와 소통을 통해 네트워크 구축, 장르 간 융·복합, 청년성에 기반을 둔 문화 활동을 만들어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송도해수욕장#미술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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