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우리동네 헌책방 찾아… 가을 문화산책 떠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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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서관 홈페이지서 정보 제공
25개 구별 100여곳 위치-연락처 게재

중고 외국 서적을 주로 판매하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아름다운가게 이태원책방에서 손님들이 책을 읽고 있다. 서울도서관은 이달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서울시내 헌책방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중고 외국 서적을 주로 판매하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아름다운가게 이태원책방에서 손님들이 책을 읽고 있다. 서울도서관은 이달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서울시내 헌책방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서울 용산구 한남동 ‘아름다운가게 이태원책방’은 아이를 학교에 보낸 주부들로 오전부터 북적인다. 값비싼 외국 서적을 정가의 10∼25%로 저렴하게 구입하려는 주부들이 모여들기 때문이다. 이 헌책방이 보유한 중고 책 4만여 권 중 절반인 2만 권은 아동용 외국 서적. 매주 외국 중고 서적 1500권이 새로 들어온다.

15일 찾은 이 서점에서는 휴일에도 유모차를 끌고 아이와 영어 도서를 보기 위해 서점을 찾은 주부, 영어 원서를 찾는 대학생 등이 열심히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서점의 한쪽 벽면은 어린이를 위해 쉽게 쓰인 ‘셜록 홈즈’와 애니메이션 ‘몬스터 주식회사’를 각색한 동화책 등 영어 서적 등으로 가득했다. 이 가게 신지호 매니저는 “아동 도서를 비싼 돈을 주고 구입하기 부담스러워하는 주부 고객이 많아 아동용 영어동화책만 일주일에 1400권가량 판매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드라마 배경으로 등장해 관심을 모은 서울 종로구 누하동 ‘대오서점’은 1951년에 문을 열어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헌책방으로 꼽히는 곳. 서울시는 이 서점을 미래유산 보존 대상지 후보에 포함시키고 있다.

서울 중구 을지로 평화시장 골목은 서울시내에서 가장 헌책방이 많이 몰려 있는 곳이다. 1970년대 청계천을 따라 200여 개의 헌책방이 늘어서 있던 전성기가 지나고 지금은 약 30개 헌책방만이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중고 서적을 찾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서울 은평구 응암1동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은 매달 둘째, 넷째 금요일에는 오후 3시부터 다음 날 새벽 6시까지 문을 여는 ‘이상한’ 곳이다. 철학, 사회학 서적과 유럽 소설 등을 정가의 약 50%에 판매하는 헌책방이면서 동시에 서점 한가운데 빈 공간에서는 노래하고 연주하는 공연이나 독서 모임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이 벌어진다. 책을 쓰는 작가이면서 헌책방을 운영하는 윤성근 사장은 “20, 30대 젊은 직장인들이 퇴근하고 편하게 문화를 즐기다 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심야 책방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도서관이 이달부터 도서관 홈페이지(lib.seoul.go.kr)에서 공개한 ‘헌책방에서 보물찾기’ 서비스를 이용하면 다양하고 특색 있는 여러 헌책방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25개 구별 헌책방과 지도상 위치, 영업시간, 연락처 등을 검색할 수 있다. 서울도서관은 그동안 집 근처 헌책방의 정확한 위치와 연락처를 찾기 힘들었던 시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손님이 줄어 어려움을 겪는 헌책방 점주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서울시 헌책방 지도에는 주요 헌책방 100여 곳이 망라돼 있다.

서울시는 헌책방 지도를 계속 그려 가고 있다. 헌책방 검색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 2007년 만들어진 서점조합연합회의 주소록을 토대로 구별로 새로 헌책방 주소와 연락처를 취합했지만 동네 골목에 숨어 있는 헌책방이 누락된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서울도서관 자유게시판과 이메일(ej1004@seoul.go.kr)을 열어 놓고 헌책방 애호가들의 정보 공유를 기다리고 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서울 헌책방#헌책방#아름다운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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