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이애란]종북세력 모인 정당에 세금 지원 왜 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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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지인한테 들은 이야기다.

중국 공안기관의 모 정보원이 북한 보위부 정보원을 매수하기 위해 현금 2만 달러를 제시했다고 한다. 그런데 북한 정보원은 한 수 더 떠서 중국 정보원에게 20만 달러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당연히 중국 정보원은 북한 정보원에서 역매수당했고 중국공산당 비밀회의에서 언급된 비밀자료가 김정일에게 넘어가 중국 정부가 상당히 곤란한 지경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중국 정보원은 숙청되었다고 한다.

북한은 돈이 없어 수백만 명의 주민을 굶겨 죽이지만 이처럼 첩보활동에 필요한 돈은 어느 나라보다도 많이 쓴다. 라오스에서 끌려간 탈북 고아들도 사실은 북한의 정보원이 라오스 경찰을 돈으로 매수하고 빼돌린 사건이라는 것은 이미 공개된 비밀이다. 북한이 자기들의 정권을 연장하고 지키기 위하여 쓰는 돈은 천문학적인 숫자이고, 이러한 돈은 누가 묻거나 따지지도 않는 돈이다.

남한에서 그동안 살면서 느낀 것인데 북한에 대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사람들일수록 종북 성향을 나타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이들은 북한주민의 불쌍한 상황을 곁들여 북한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을 주장하지만 실제로 남한에서 지원된 대부분의 현금과 지원물자들은 김정일의 개인금고로 들어가 김정일 로열패밀리의 호화사치비용과 핵무기개발, 군사비지출, 대남공작자금과 같은 곳에만 쓰일 뿐이지 실제로 북한주민들의 생활에는 별 상관이 없다.

작년에 한 통일운동단체에서 주관하는 북한관련 강연에 참가한 적이 있는데 해외에서 정보원으로 활동했던 그 탈북자는 남한의 국회의원들 가운데 북한노동당 대남공작기관의 돈을 받은 사람이 있다고 했다. 그 탈북자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북한이 남한에서 암약하는 자기들의 세력에게 지속적으로 공작금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은 북한에서 생활한 사람이면 누구나 심정적으로 동의하는 일이다.

그런데 요즘 보면 북한에는 이롭게 하고 대한민국에는 해로운 일만 하는, 심지어 국가전복음모 의혹까지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통합진보당에 100억 원이라는 엄청난 세비가 지원된다고 한다.

또 지난해 대통령후보에 출마한 이정희 씨에게 27억 원의 정당보조금을 지원하는 현실을 어떻게 이해했으면 좋을지 기가 차서 할 말이 없다. 이처럼 대한민국 국민의 세금까지 들여서 이들의 정당과 집단을 보호해주어야 할 이유가 과연 있을까?

정말 이해되지 않고 황당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서 자유와 민주주의는 생명처럼 중요한 것이지만 자유와 민주주의가 오·남용되면 그 자유와 민주주의 그늘에서 자란 독버섯들이 우리들의 생명을 위협하게 된다는 것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을 부정하는 세력이 자유와 민주주의 그늘에서 제멋대로 놀아나는데도 속수무책인 작금의 상황은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고 지향하는 국민들에게 엄청난 위협이고 불행이다.

정부와 국회는 정신 차리고 국민의 세금이 사회의 불순세력들을 돕는 씨알이 되고 생명줄이 되도록 하는 작금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철저히 세우기를 간절히 요청한다.

이애란 경인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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