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신상담 정혁, 전북 미드필드 복덩이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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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9월 17일 07시 00분


정혁. 스포츠동아DB
정혁. 스포츠동아DB
8일 포항전 결정적 실수로 선제골 빌미
부산전 득점 등 맹활약 FA컵 결승 견인

전북 현대 미드필더 정혁(27·사진)이 일주일 새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정혁은 15일 열린 FA컵 부산 아이파크와 4강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10분 케빈과 2-1 패스를 주고받으며 환상적인 오른발 강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미드필더 오른쪽에서 드리블 돌파하며 케빈에게 전진패스를 넣었고, 재차 돌려받으며 망설임 없이 오른발 슛을 때렸다. 부산 골키퍼 이범영도 손 쓸 틈이 없는 완벽한 골이었다. 기세를 잡은 전북은 후반 2골을 몰아치며 3-1로 이겼다.

정혁은 시즌 초 인천에서 전북의 녹색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5월 중순 오른팔이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하며 6주 동안 그라운드를 떠나 있었다. 이후 전북의 주축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상대 공격을 저지하는 1차 저지선이 됐다. 부상 선수들이 발생하자 측면 수비수로 건실하게 전북을 지켰다. 전북이 상위권으로 올라서서 호심탐탐 선두를 노리는 것도 정혁과 같은 헌신적인 선수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하지만 8일 열린 포항전은 악몽이 됐다. 상·하위그룹으로 나뉜 스플릿시스템 첫 경기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하프라인에서 박성호에게 공을 빼앗기며 선제골의 빌미가 됐다. 이날 경기에서 전북은 0-3으로 졌다.

와신상담. 정혁은 이날 골로 포항전 아픈 기억을 씻었다. 강한 집념이 만든 득점이었다. 정혁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했지만 공격 쪽에서 부지런히 뛰어다녔다. 케빈에게 쏠린 공격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직접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컸다. 선수단 미팅에서도 공격적인 플레이를 약속했다. 정혁은 전반10분에 첫 골을 뽑으며 존재감을 알렸다. 전북은 8년 만에 FA컵 우승을 노리게 됐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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