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범죄 꼼짝마! CCTV 기증해 고향 지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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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경찰서 ‘CCTV 달아주기’ 캠페인
출향인사들 동참… 올 26대 추가 설치

1월 19일 오후 6시 50분경 전남 장성군 진원면 한 마을에서 김모 씨(75)가 실종됐다는 신고를 경찰이 접수했다. 경찰은 마을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3대를 확인했다. 그중 1대에 김 씨가 골목길을 지나가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경찰은 4시간 동안 수색작업을 벌인 끝에 마을에서 2km 정도 떨어진 야산에서 김 씨를 발견했으나 이미 숨진 상태였다. 박영덕 장성경찰서장은 “CCTV가 없었다면 실종자를 찾는 데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라며 “이 사건을 계기로 ‘내 고향 마을에 CCTV 달아주기 릴레이 운동’에 나섰다”고 말했다.

○ 고향마을에 CCTV 기증 봇물

장성경찰서는 주민 치안설명회를 통해 출향 인사들이 고향에 CCTV 달아주기 운동에 참여해줄 것을 호소했다. 고향마을 CCTV 1호 기증자는 김필식 동신대 총장이었다. 김 총장은 최근 장성군 황룡면 원황룡마을에 자비 800만 원을 들여 고성능 방범용 CCTV 5대를 마을 진입도 등 주요 지점에 설치해줬다. 김 총장은 “농촌 인구가 고령화한 데다 교통사고와 가축, 농산물 절도가 심심치 않게 발생해 CCTV 달아주기 운동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의 뒤를 이어 허정 광주 에덴병원 원장이 고향인 진원면 주평마을에 4대를 설치해줬다. 강대완 고려시멘트 회장과 박정환 부회장도 각각 삼서면 월암마을과 삼계면 신흥마을에 8대를 설치해주는 등 향우들의 릴레이 기부가 고향사랑 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장성경찰서는 출향 인사들이 추가 기부 의사를 전달해 와 설치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 CCTV를 활용한 범죄수사로 장성경찰서는 상반기 전남지방경찰청 5대 범죄 검거율 1위를 차지했다.

○ CCTV통합센터는 안전 지킴이

장성에는 주민의 재산과 안전을 지키는 393개의 눈이 있다. 지난해 2월 국내 최초로 방범, 재난종합상황실, 초중고교 CCTV를 통합한 통합관제센터는 올 8월 말까지 119건을 처리해 지역 안전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폭행, 절도 등 5대 범죄 검거 11건을 비롯해 교통사고 처리 35건, 청소년 선도 16건, 기타 형사범 검거 3건 등이 포함돼 주민 생활과 밀착된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 19일 밤에는 삼서면 대곡사거리 도로변에 주차된 승용차에서 현금을 훔치던 절도범을 CCTV 실시간 관제를 통해 현장에서 검거했다. CCTV 393대를 관리하는 통합관제센터에는 경찰과 전문 모니터링 요원 22명이 상주하며 24시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장성군은 올 연말까지 공원 산책로 등 방범 취약지역에 CCTV 26대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CCTV 기증#장성경찰서#CCTV통합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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