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이전 예정 부평 미군부대에 일제강점기 건축물 35동 존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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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참여協, 문화유산 발굴 추진
“옛건물 헐지 말고 역사공원 조성을”

일제강점기 때의 건축물이 많이 남아 있는 인천 부평구 산곡동 미군부대 ‘캠프마켓’을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인천시 제공
일제강점기 때의 건축물이 많이 남아 있는 인천 부평구 산곡동 미군부대 ‘캠프마켓’을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인천시 제공
2017년 이전될 예정인 인천 부평구 산곡동 미군부대 ‘캠프마켓’ 내에서 일제강점기 때 지어진 건축물과 역사자료에 대한 문화유산 발굴조사가 추진되고 있다.

인천시 조례에 의해 구성된 민관합동기구인 ‘부평미군부대 시민참여협의회’(최용규 위원장)는 16일 “미군부대에 일제 강점기 건축물 35동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돼 문화재 현장조사를 위한 협의를 문화재청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협의회는 미군부대에서 근무한 한국인들의 증언도 수집하고 있다. 이곳에서 34년간 근무한 A 씨(72)는 이날 인천시청 브리핑실에서 “미군부대 정문과 주차장 입구 등 5곳에서 땅굴로 연결되는 터널을 확인했다”며 “폭 2m의 굴을 7m 정도 따라가니 물이 가득 차있어 더이상 들어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미군부대에서 근무한 또 다른 한국인 B 씨(76)는 “기지 내 땅굴은 군사무기를 반출할 수 있는 통로였고, 인천항까지 연결되는 긴 터널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인천시는 7월 국방부 주한미군기지 이전사업단과 부평미군부대 44만 m²에 대한 관리권 이전 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에 따라 시는 전체 토지대금 4915억 원을 10년에 걸쳐 분할 납부하게 되며, 2017년경 부대 이전이 완료될 예정이다. 부대가 이전하면 인근 부영공원과 연계된 60만6615m² 터에 공원, 공공청사, 문화체육시설을 조성하는 공사가 시작된다.

부평미군부대 시민참여협의회는 “역사적 가치가 있는 건물을 헐지 않고 리모델링해 미술관, 도서관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용규 부평미군부대 시민참여협의회 위원장은 “군부대에 남아 있던 조병창 건물을 모두 부숴 역사적 흔적이 사라졌다”며 “부평미군부대를 역사문화공원으로 잘 가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협의회는 “문화재청을 통해 현장조사를 의뢰할 경우 미군 측이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캠프마켓#일제강점기#문화유산 발굴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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