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대, 골프의 고향 “볼프스부르크를 가다”

  • 동아경제
  • 입력 2013년 9월 14일 11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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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4일 폴크스바겐은 자동차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일을 벌였다.

1974년 1세대 골프(Golf)가 등장한 지 40여년 만에 3000만 번째 모델이 독일 볼프스부르크 공장에서 탄생한 것. 이로써 골프는 유럽에서 판매되는 단일 모델로는 최다 생산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통계학적으로 지난 39년간 매일 약 2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어딘가에서 골프를 구입해야만 얻을 수 있는 대기록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3000만대 째 골프의 고향, 볼프스부르크(Wolfsburg)를 찾았다. 독일 니더작센 주에 위치한 볼프스부르크는 인구 약 13만 명이 거주하는 중소도시다. 중부 브라운슈바이크 북쪽의 알러 강과 인접하고 1938년 설립된 폴크스바겐의 본사와 공장 건설을 계기로 신설됐다.

미텔란트 운하와 철도, 아우토반이 교차하는 지리적 위치는 이곳에 폴크스바겐 공장이 들어서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폴크스바겐 AG의 본사가 위치한 곳으로 유명해진 이곳은 골프 생산량 중 절반 이상이 출고되는 볼프스부르크 공장을 중심으로 도시가 숨을 쉰다. 발전소는 물론 경찰서와 소방서 등 주요기관이 공장과 함께한다.

소박하고 조용한 볼프스부르크 중앙역에 내리면 강 건너로 폴크스바겐 공장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다. 파란색 바탕에 W자 위로 V자가 얹어진 로고를 새긴 공장은 붉은색 외벽과 4개의 커다란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흰 연기가 ‘폴크스바겐의 고향’ 다운 면모를 발휘한다.

지난해 9월부터 신형 7세대 골프를 생산하고 있는 볼프스부르크 공장은 폴크스바겐의 차세대 생산전략인 MQB 플랫폼이 처음 적용된 곳으로도 의미를 더했다.

이곳 공장은 5만 4000명의 근로자가 평일 3교대로 24시간 근무하고 연간 자동차 생산량은 76만 대에 이른다. 하루 2800대 꼴로 생산되는 셈이다. 폴크스바겐 전체 생산량 중 약 10%를 담당하고 있다.

이번 공장 방문을 통해 특징적으로 눈에 띈 부분 중 하나는 공장 생산 시설에 적용된 ‘텔레스코픽 암’이라는 장비다. 위아래, 좌우로 차량 위치가 가능한 시스템은 근로자들의 작업 편리성은 물론 생산량 증대에도 한 몫을 해내고 있다.

예를 들어 이 장비는 차체 아래 부분의 작업이 이뤄질 경우, 차량 위치가 옆으로 비스듬히 매달린 채 근로자들이 작업을 가능하게 한다. 일반적으로 라인 위에 차가 있는 컨베이어벨트 시스템과는 달리 텔레스코픽 암이 이동하면서 높이를 조절하고, 좌우로 차를 기울일 수 있는 방법을 택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근로자들의 동작을 인체공학적으로 분석해 가장 편한 자세에서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드레스덴 공대에서 개발한 이 시스템은 페이톤을 전용 생산하는 드레스덴 투명유리 공장에서 최초로 사용된 이후 볼프스부르크 공장에도 도입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볼프스부르크 공장에서는 골프, 골프 플러스, 티구안 등 모델이 생산되며 생산라인의 95% 이상이 자동화를 이루고 있으며 폴크스바겐 단일 자동차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를 자랑한다.

볼프스부르크=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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