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세 南할머니, 북쪽의 80세 동생 만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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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이산상봉 생사확인 명단 교환
南 127명-北 117명중 100명씩 선정

대한적십자사(한적) 직원이 13일 오전 대한적십자사에서 이산가족 상봉 후보자 가족의 생사 확인 결과가 담긴 북측 회보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한적은 고령자, 직계가족 우선 원칙에 따라 최종 상봉 대상자 100명을 선정할 예정이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대한적십자사(한적) 직원이 13일 오전 대한적십자사에서 이산가족 상봉 후보자 가족의 생사 확인 결과가 담긴 북측 회보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한적은 고령자, 직계가족 우선 원칙에 따라 최종 상봉 대상자 100명을 선정할 예정이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북한이 25일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위해 정부가 의뢰한 재북(在北) 가족 250명 중 167명의 생사를 확인해 알려왔다. 정부는 북측이 의뢰한 200명 중 생사가 확인된 149명의 재남(在南) 가족 명단을 북측에 전달했다.

통일부는 13일 남북한의 적십자사가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통해 이런 내용을 담은 ‘이산가족 상봉 후보자의 생사 확인 회보서(回報書·질의 등에 대한 답신)’를 교환했다고 밝혔다. 통일부에 따르면 이번에 이산가족 상봉이 가능한 남측의 최고령자는 김성윤 할머니(95)와 민재각 할아버지(95)이다. 이들은 각각 북측의 동생 김석려 씨(80·여), 손자 민지영 씨(45)와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측의 최고령자는 조원재 씨(82)로 남측의 누나 이오순 씨(93·남한에 내려오기 전 이름은 조오순)와 상봉한다.

통일부 당국자는 “상봉이 가능한 이산가족 중 90세 이상이 36명이고 80대가 56명으로 집계됐다”며 “최종 대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직계가족과 함께 이들 고령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북측이 생사를 확인한 167명 중 38명은 사망했고 12명은 상봉을 원하지 않거나 거동이 불편한 상태다. 따라서 이번에 상봉이 가능한 인원은 117명에 그친다. 이들이 만나게 될 북쪽의 가족은 △형제자매 58명 △삼촌 이상 41명 △자녀 12명 △배우자 3명 △손주 3명 순이다. 정부는 확인을 의뢰한 후보자 중 북한이 과거보다 많은 67%에 대해 회신을 한 것은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대해 성의를 보인 것으로 보고 있다.

남측에서 생사가 확인된 이산가족의 경우 149명 중 6명이 사망했고 16명은 건강상태 등으로 상봉행사 참가가 어려워 127명이 상봉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남북 양측은 각각 100명씩의 최종 상봉 대상자를 확정해 16일 교환할 예정이다.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는 이를 위해 추석 연휴도 반납하고 관련 업무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한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이산가족 상봉단의 숙소 문제와 관련해서는 현재까지 북측이 추가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최근 정부가 숙소로 요구한 금강산, 외금강 호텔에 대해 관광객들의 사전 예약을 이유로 사용을 거부한 상태였다. 이에 대해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은 “앞서 17차와 18차 상봉 행사 당시 쓰였던 이 두 호텔을 숙소로 상봉 행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며 “북한이 아직 특별하게 의견을 알려온 바가 없어 거기에 맞춰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이산가족#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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