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근거없는 의혹, 직무수행 어렵게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3일 15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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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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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외아들' 의혹이 제기된 채동욱 검찰총장(54)이 13일 오후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채 총장은 이날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독립된 감찰관'으로 하여금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을 규명토록 지시한 직후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채 총장은 대검 대변인을 통해 "오늘 검찰총장으로서의 무거운 직을 내려놓고자 한다"며 "지난 5개월 검찰총장으로서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올바르게 검찰을 이끌어 왔다고 감히 자부한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사건마다 공정하고 불편부당한 입장에서 나오는 대로 사실을 밝혔고 있는 그대로 법리를 적용했으며 그 외에 다른 어떠한 고려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혼외 아들의혹에 대해선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

채 총장은 "저의 신상에 관한 모 언론의 보도는 전혀 사실 무근임을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밝혀 둔다"며 "근거 없는 의혹 제기로 공직자의 양심적인 직무 수행을 어렵게 하는 일이 더 이상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앞서 황 장관은 자신과 검찰총장의 지휘를 받지 않는 독립된 감찰관을 통해 '혼외아들 논란'과 관련한 진상을 조속히 규명해 보고하도록 조치했다. 법무부는 채 총장을 둘러싼 혼외아들 논란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 "국가의 중요한 사정기관의 책임자에 관한 도덕성 논란이 지속되는 것은 검찰의 명예와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감찰 착수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채 총장의 사의 표명으로 그의 혼외아들 의혹에 대한 법무부의 진상 규명은 없던 일이 됐다.

채 총장 혼외아들 의혹은 조선일보가 지난 6일자에서 처음 제기했다. 채 총장이 1999년 한 여성과 만나 지난 2002년 이 여성과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아 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이 아들이 최근까지 서울의 한 사립초등학교에 다녔고 지난 8월 말 미국으로 출국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9일자 후속기사에서 "학교의 기록에는 (아들의) 아버지 이름이 '채동욱'으로 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채 총장은 조선일보의 첫 보도 후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검찰총장으로서 검찰을 흔들고자 하는 일체의 시도들에 대해 굳건히 대처하면서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검찰 본연의 직무 수행을 위해 끝까지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채 총장은 후속 보도가 이어지는 등 논란이 확산되자 지난 9일 조선일보 측에 정식으로 정정 보도를 청구한데 이어 12일 조선일보를 상대로 법원에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전격 제기했다. 채 총장은 유전자 검사도 받겠다는 뜻을 밝히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사실상 '감찰'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확대된 데 부담을 느껴 사퇴키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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