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 간부 포함된 친북조직 ‘6·15소풍’ 적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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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9명 국보법 위반 혐의 입건

통합진보당 당원이 포함된 친북 성향의 조직이 공안당국에 적발돼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보안수사대는 12일 서울지역 운동권 출신 인사를 중심으로 결성된 ‘6·15 공동선언을 실현하는 청년모임 소풍(6·15소풍)’ 조직원 9명을 국가보안법 위반(이적단체 구성·가입 등)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가운데 7명을 5일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로 송치했으며 2명은 보강수사를 통해 추가 송치할 예정이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6·15소풍은 결성 시기와 구성원, 활동 내용에서 통진당 이석기 의원이 만든 RO(혁명조직)와 여러 유사점이 있다. 이 때문에 두 조직의 연계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6·15소풍은 서울을 5개 권역으로 나눠 5개 반(班)으로 구성됐다. 반별 20∼25명의 조직원이 있어 전체 규모는 100여 명으로 추정된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6·15소풍이 결성된 시점은 2004년 4월 ‘모임정비를 위한 회합’을 개최하면서부터다. 그해 조직원들은 다섯 차례 ‘중앙소조모임’을 개최해 ‘기존 청년조직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 조직을 건설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2006년 ‘정식발족 다짐대회’에서 조직은 공식화됐다. 이후 해마다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북한 ‘신년공동사설’을 해당 연도의 ‘사업계획서’로 채택해 왔다. 경찰은 이들의 활동이 △북한의 대남선전용 사이트 ‘우리민족끼리’ 주장 확산 △청년 대중조직 건설 강화 △한국 내 6·15공동선언 실현 등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올해 4월 조직의 대표격인 이모 씨(40)를 국가보안법 등 위반 혐의로 체포하고 조직원의 주거지 등 13곳을 압수수색했다. 압수물 331점에서 회칙·규약, 정기총회 자료집, 사업계획서 등을 발견했다.

수사당국은 6·15소풍과 통진당 RO의 연계성 여부를 파악 중이다. RO는 이석기 의원이 2003년 가석방으로 출소한 뒤 2004년경 만들었다. 6·15소풍의 결성 시점과 비슷하다. 또 적발된 9명 가운데 3명은 통진당 관계자로 확인됐다. 이모 씨는 통진당 서울시지구당 위원장이며 허모 씨는 통진당 사무국 직원이다. 또 다른 허모 씨는 통진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 소속이었으며 현재 경기도 기초단체장의 비서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당국은 조직의 명칭(6·15소풍)도 주목한다. 소풍은 ‘통일의 작은 바람(小風)’이라는 의미로 자신들의 활동이 바람처럼 확산되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담고 있다. 이석기 의원도 5월 경기 광주시 곤지암 RO 모임을 해산하면서 “소집령이 떨어지면 바람처럼 순식간에 오시라”고 말했다. 소풍의 조직원 일부는 5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이 의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 항의하는 집회에도 참여한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김미희-김재연 RO연계 본격 수사

한편 국가정보원은 통진당 김미희 김재연 의원이 RO와 연계된 정황을 포착하고 본격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두 의원의 최근 1년간 통화 기록과 시간대별 통화 위치 조사에 착수했으며 이들이 RO 회합에 참가했는지 등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RO 전체 조직원은 200여 명이며 이 가운데는 기초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숭호 기자·수원=남경현 기자 shcho@donga.com




#통합진보당#김미희#김재연#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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