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 취직해 K팝 고향서 사는게 꿈”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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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佛 파리의 명문 ‘빅토르 뒤리’ 고교 한국어 정규수업 설명회

11일 프랑스 파리의 빅토르 뒤리 고교에서 열린 한국어 수업 설명회에 참석한 100여 명의 프랑스 학생과 학부모들이 한국어 전임교사 임정원 씨(오른쪽)의 설명을 진지하게 듣고 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11일 프랑스 파리의 빅토르 뒤리 고교에서 열린 한국어 수업 설명회에 참석한 100여 명의 프랑스 학생과 학부모들이 한국어 전임교사 임정원 씨(오른쪽)의 설명을 진지하게 듣고 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한국어 과목 수업설명회를 좁은 교실에서 마련해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많이 오실 줄 알았으면 큰 교실을 잡았어야 했는데…. 이제 프랑스 고교도 글로벌 시대의 강국으로 떠오른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정규수업 시간에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1일 오후 4시 프랑스 파리 7구에 있는 빅토르 뒤리 고등학교의 한 교실. 필리프 투르니에 교장이 교실을 가득 메운 100여 명의 학생과 학부모 앞에서 한국어 정규 교과 수업 설명회를 열었다. 프랑스 고교에서 한국어 수업은 2011년 보르도의 프랑수아 마장디 고교, 2012년 루앙의 카미유 생상스 고교에서 잇달아 시작됐다. 파리의 명문인 빅토르 뒤리 고교에서도 2년 전부터 파리 주변 지역 학생들이 모두 신청할 수 있는 한국어 ‘연합강좌’를 개설했다. 처음엔 민간단체인 한불언어문화교육자협회가 강사를 초빙해 시범 실시했던 수업이었지만 학생들이 몰리자 올해 파리교육청이 직접 예산을 지원해 정규과목으로 개설한 것이다. 특히 올해엔 보르도대 출판부가 고교용 한국어 교과서를 출판하기도 했다.

한류 붐을 타고 전 세계적으로 한글 배우기 열풍이 일어나고 있지만 프랑스처럼 고교생들이 대입수능시험인 바칼로레아에서 ‘제3외국어’ 선택과목으로 한국어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정규 교과 과정을 개설한 나라는 찾기 힘들다.

케이팝 팬이라고 밝힌 루시 양(17·생엘리자베스고 3년)은 “멋진 음악과 잘생긴 남자들이 많은 한국은 내겐 천국과 같은 곳”이라며 “대학에서도 한국어를 전공해 삼성이나 현대 같은 글로벌 기업에 취직해 꼭 한국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30km 떨어진 오르세의 블레즈파스칼 고교에 다니는 아드리안 드릴르 군(17)도 이날 설명회에 참석했다. 딸과 함께 온 학부모 알렉상드르 콜린카 씨(43)는 “한국은 6·25전쟁의 폐허에서 놀라운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뤄낸 대단한 정신력을 가진 나라”라며 “요즘 모두가 중국을 바라보고 있지만 미래 한국의 잠재력이 크기 때문에 딸에게 한국어를 배우라고 권유했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중학교부터 배우는 ‘제2외국어’로 자리 잡은 일본어, 중국어는 바칼로레아의 선택이 아닌 필수과목으로 시험이 치러진다. 이부련 주프랑스 한국교육원장은 “제3외국어 과목으로 한국어 수업이 개설된 것은 장차 제2외국어가 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빅토르 뒤리#한류열풍#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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