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영혼이 떠났다” 애플 주가 곤두박질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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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 발표 이틀새 시총 38조원 증발

애플이 아이폰5S와 중저가형 스마트폰 아이폰5C를 동시에 출시한 이후 굴욕을 겪고 있다. 미국의 한 유력 언론에는 ‘새 아이폰과 함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의 영혼이 애플을 떠났다’는 칼럼까지 등장했다. 주가는 급락하고 애플 주식의 투자의견은 낮춰지고 있다.

온라인 경제뉴스 사이트 ‘24/7 월스트리트’에서 기업 소식을 전하고 있는 더글러스 매킨타이어는 11일 USA투데이 칼럼에서 “잡스의 영혼이 최근 2년까지 애플에 남아 있었지만 이번 신제품을 보면 그의 열정과 신제품 계획이 모두 사라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애플의 아이폰은 혁명적인 스마트폰이었지만 7년이 지난 지금은 멋들어진 면을 찾을 수가 없다”며 “제품 혁신으로 업계를 선도하던 잡스 시절의 열정을 더이상 찾아보기 힘들다”고 혹평했다.

애플이 신제품을 발표한 10일 뉴욕증시에서 주가가 2.3% 하락하면서 500달러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11일에도 5.44% 급락했다. 5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이틀 동안 날아간 시가총액만 약 350억 달러(약 38조 원)에 이른다.

UBS는 애플의 목표 주가를 560달러에서 520달러로 낮췄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중저가형으로 출시된 아이폰5C의 가격이 예상보다 높아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의 판매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에 따라 애플에 대한 평가를 ‘시장 수익률 상회’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도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시장의 평가는 고급형인 아이폰5S는 혁신적인 기능을 찾을 수 없으며 중저가형으로 내놓은 아이폰5C의 가격 경쟁력도 떨어진다는 것으로 집약된다. 로이터는 삼성전자와 중국 화웨이가 주도하고 있는 아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이 매출 확대를 노릴 수 있는 저가폰 출시 기회를 놓쳤다고 분석했다. 아이폰5C의 경우 약정이 없다면 중국에서 판매 가격은 4488위안(약 730달러)으로 중국 도시근로자 한 달 평균 임금을 넘고 삼성 등 경쟁업체의 제품보다도 2배 이상 비싸다고 지적했다. 아이폰5S도 지문인식 기능 정도가 눈에 띄는데 경쟁이 치열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애플#아이폰#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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