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규 -이종현 골밑 다투니 두경민이 두각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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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프전 첫판 4Q 12점 포함 32점… 경희대, 고려대 꺾고 3연패 순항

골밑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지만 승리의 물꼬는 외곽에서 터졌다. 경희대 졸업반 슈터 두경민(22·183cm·사진)이 주인공이었다.

두경민은 12일 경기 화성시 수원대체육관에서 열린 고려대와의 대학농구리그 챔피언결정전(3전 2선승제) 1차전에서 40분 내내 코트를 지키며 양 팀 최다인 32점을 퍼부었다. 두경민의 화끈한 공격을 앞세운 경희대는 고려대를 76-70으로 꺾고 3년 연속 우승에 1승만을 남겼다.

당초 이날 경기는 경희대 김종규(207cm)와 고려대 이종현(206cm)의 장신 센터 대결에 관심이 쏠렸다. 12득점, 14리바운드를 올린 김종규는 13득점, 13리바운드를 기록한 이종현과 팽팽히 맞섰다. 포스트에서 ‘장군 멍군’을 부르는 사이 두경민은 승부가 갈린 4쿼터에만 연속 7득점을 포함해 12점을 집중시키며 팀에 소중한 첫 승을 안겼다. 후반에만 22득점의 뒷심을 보인 두경민은 “3월 MBC배 대회에서 고려대에 당한 패배를 설욕해 기쁘다. 우리 체력이 고려대보다 강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30일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경희대 동기 김종규, 김민구가 주목받으며 상대적으로 자존심이 상했던 두경민은 이날 활약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확인시켰다. 코트에서 희귀 성씨인 두경민은 농구인 2세. 아버지 두일호 씨(52)는 광신정산고와 경희대에서 가드로 뛴 뒤 광신중에서 체육교사로 일하고 있다. 최부영 경희대 감독은 “경민이 아버지가 아들 사람 만들어 보겠다며 새벽에도 슈팅을 가르치며 정성을 다했다. 운동이 힘들다며 자주 도망갔던 경민이가 한 건 제대로 했다”며 흡족해했다.

대학농구리그에서 처음 결승에 오른 고려대는 체력 저하와 경험 부족에도 경희대와 팽팽히 맞섰다. 그러나 3점 앞선 4쿼터 막판 심판의 터치아웃 판정 번복으로 공격권을 놓치면서 승기를 빼앗겼다.

화성=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두경민#대학농구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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