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우 “내 공 못 던지고 피해 가는 피칭 싸울수 없다면 그땐 물러나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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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9월 13일 07시 00분


한화 송진우 투수코치. 스포츠동아DB
한화 송진우 투수코치. 스포츠동아DB
■ ‘투수의 전설’ 송진우 코치의 은퇴론

한화 송진우(사진) 투수코치는 여전히 각종 최고령 투수 기록(최고령 승리·완봉·완투·홀드 등)을 보유하고 있다. 오래 던졌을 뿐 아니라 꾸준히 성적도 냈다. 송 코치의 개인통산 최다승(210승)과 최다이닝(3003이닝) 기록은 앞으로도 깨지기 쉽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송 코치가 이처럼 선수시절 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던 비결은 자신만의 노하우와 명확한 목표의식이었다. 송 코치는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는 시즌을 잘 치르기 위해 스프링캠프 때 내 나름의 루틴으로 에너지를 많이 쏟았다”며 “내 방식이 옳은 것이고 정답이라고 할 수 없지만, 오랜 기간 야구를 하면 노하우가 쌓인다. 그걸 최대한 활용하려 했다. 나 같은 경우는 러닝을 많이 하면서 체력을 보강한 게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목표의식도 중요하다. 송 코치는 한국과 일본을 거쳐 메이저리그 무대까지 밟은 임창용(시카고 컵스)이나 현역 최고령 투수 류택현(LG)을 꼽으며 “야구를 향한 집념이 대단한 것 같다. 그런 고집이 있다면 힘든 훈련도 버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송 코치도 세월의 힘을 이길 수는 없었다. 2009년 결국 은퇴를 결심했고 정든 마운드를 떠났다. 송 코치는 “투수는 타자들과의 싸움을 할 수 없을 때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예전처럼 공격적으로 던지지 못하고 피해가는 피칭을 하고, 승부가 무서워지게 되더라. 은퇴를 결정할 때는 나이보다는 내가 내 공을 던지지 못할 때가 아닌가 싶다. 나도 그래서 유니폼을 벗었지만 요즘 류택현을 보면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뛰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면서 나이가 들어서도 공을 잘 던질 수 있다는 의식을 프로야구판에 심어주고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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