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시장 파이 커졌지만… 베스트셀러만 ‘포식’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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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5권 판매부수는 301% 늘고 나머지 소설은 24% 증가에 그쳐

올여름 소설 시장은 예년보다 커졌지만, 커진 시장의 혜택은 대부분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오른 일부 소설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가 온라인서점 ‘알라딘’에 의뢰해 2011년부터 올해까지 소설 판매 성수기인 7, 8월 두 달간의 소설 판매 부수를 비교한 결과, 2011년 판매 부수를 100으로 했을 때 올해의 판매 부수는 113이었다. 지난해는 83.1이었다.

수치로만 보면 올해 소설 판매 부수는 2년 전보다 13%, 소설이 부진했던 지난해보다는 33.6% 늘었다. 조정래(‘정글만리’), 무라카미 하루키(‘색채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정유정(‘28’), 김영하(‘살인자의 기억법’), 댄 브라운(‘인페르노’) 같은 유명 작가의 신작이 잇따라 출간되면서 소설 시장의 ‘파이’가 커진 것이다.

출판계는 소설 시장이 커지면 일종의 ‘낙수효과’가 나타나 다른 소설들의 판매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가 높았다. 정말 그럴까.

자료 분석 결과 낙수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소설 부문 전체 판매 부수에서 상위 5권의 점유율은 11.8%나 됐다. 이 수치는 2011년에는 6.4%, 지난해에는 5.5%였다가 올해 두 배 안팎으로 상승했다.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매출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난 것.

전년 대비 판매 부수 증가율을 보면 이런 양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소설 상위 5권의 판매 부수는 지난해보다 301%나 늘었지만, 상위 5권 이외의 소설은 지난해보다 24% 증가하는 데 그쳤다. ‘빈익빈’까지는 아니어도 2010년 판매 부수 수준을 겨우 회복한 모양새다.

실제로 올여름에는 정이현(‘안녕, 내 모든 것’), 김경욱(‘야구란 무엇인가’), 편혜영(‘밤이 지나간다’) 등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소설이 많이 출간됐지만 기대만큼 판매가 이어지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출판계는 대형 출판사들이 마케팅 역량을 하루키와 조정래 등 소수 작가의 장편에 집중시켰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결국 올해 소설 시장을 키운 신규 유입 독자도 익숙한 베스트셀러 소설 위주로 구입했다는 얘기다.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소설 시장#베스트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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