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의 소원, 쓸만한 원톱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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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 결정력 실종 ‘최강희 고민’ 되풀이

“최강희 전 감독의 심정이 이해된다.”

10일 한국과 크로아티아의 평가전이 끝나고 난 뒤 경기장 일부에서 흘러나온 말이다.

최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을 때 원 톱 공격수 이동국(전북)을 편애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K리그에서의 활약도 뛰어났고 발리 슈팅에 일가견이 있던 이동국이었다. 하지만 최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에서는 평가전을 제외하고 월드컵 예선에서 단 한 골을 넣는 데 그쳐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최 감독은 꾸준히 이동국을 공격수로 기용했다. 돌이켜보면 이동국을 제외하고 해결사로 나설 수 있는 공격수가 그만큼 적었던 것은 아닐까. 최 감독이 했던 고민을 이제 홍명보 감독이 되풀이하고 있다. 홍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대표팀은 6경기에서 6골을 터뜨렸다. 수치상으로 보면 나쁘지 않다. 하지만 6골 중 4골이 약체인 아이티와의 평가전(4-1·승)에서 나왔다. 더욱 심각한 것은 원 톱 공격수가 터뜨린 골은 전무하다는 것이다.

4-2-3-1 포메이션을 쓰는 홍 감독은 김동섭(성남), 서동현(제주), 김신욱(울산), 조동건(수원), 지동원(선덜랜드) 등을 원 톱으로 활용해 봤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지동원과 조동건은 선발 출전해 45분간 뛰며 슈팅을 단 한 차례도 못하기도 했다. 홍 감독은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이 끝난 뒤 “활용할 수 있는 원 톱 공격수가 많지 않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홍 감독이 한 번도 부르지 않았던 원 톱 공격수 박주영(아스널)과 이동국에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박주영은 홍 감독이 이끌었던 지난해 런던 올림픽 대표팀에서 원 톱 공격수로 나서 한국이 동메달을 따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문제는 박주영이 최근 경기에 나서지 못해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이동국도 대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서울과의 경기에서 무릎을 다치면서 다음 달 말에나 복귀가 가능하다.

시험 무대에 올랐던 선수들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줄 가능성도 있다. 한준희 KBS해설위원은 “김신욱과 김동섭에게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두 선수는 현재 K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대표팀에서 충분히 기량을 보여주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크로아티아전에서 골을 터뜨린 이근호(상주)와 아이티전에서 두 골을 넣은 손흥민(레버쿠젠)의 최전방 공격수 전환도 가능하다. 한 위원은 “두 선수는 현재 대표팀에서 가장 골 결정력이 뛰어나다. 정통 스트라이커는 아니지만 빠른 돌파와 발재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공격수 부재 시 선택할 카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크로아티아#대표팀#홍명보#최강희#이동국#박주영#이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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