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업종 따지지않고 돈되면 어디든 투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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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H-CA글로벌매크로펀드’ 출시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 국가와 주식, 채권 등 투자 대상을 자유자재로 바꿔 운용하는 펀드가 나왔다. NH-CA자산운용이 10일 내놓은 ‘NH-CA글로벌매크로펀드’다. ‘돈 되는 곳이면 어디든 투자한다’는 상품이다. 이는 6년 전인 2007년 10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내놓은 ‘인사이트펀드’와 운용 방식이 같다. 차이가 있다면 인사이트펀드는 사전에 투자 포트폴리오를 공개하지 않았던 반면에 ‘NH-CA글로벌매크로펀드’는 이를 공개했다는 것이다.

○ “유망 국가, 자산에 투자”


‘NH-CA글로벌매크로펀드’는 유망하다고 판단되는 국가와 업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개별 종목보다는 상장지수펀드(ETF)에 주로 투자한다. 투자 포트폴리오는 매주 조정한다. 상품을 내놓기 전에 미리 포트폴리오를 짰는데, 9월 모델 포트폴리오는 미국과 유럽의 투자 비중이 높다. 미국의 건설주와 산업주, 소비주에 5%씩 투자하고 미국 채권에는 30%를 배분했다. 유럽의 산업주와 소비주에는 7.5%씩 투자하는 것으로 짰다. 8월의 투자 전략을 보면 미국과 유럽의 투자 비중이 여전히 높지만 업종은 약간 다르다. 미국 은행주와 기술주에 10%씩 투자하는 것으로 제시했다.

자유롭게 투자하는 이 펀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운용사다. 이 펀드의 운용은 NH-CA자산운용이 담당하며 이 회사의 2대 주주인 프랑스 자산운용사 아문디에 자문한다. 사실상 아문디가 운용을 담당하는 셈이다.

필립 페르슈롱 NH-CA자산운용 대표는 “아문디는 1100조 원을 운용하는 세계 9위의 자산운용사로 18개국에 123명의 리서치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문디의 리언 골드펠드 매니저는 “ETF별로 6∼12개월가량 투자하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몇 주간만 투자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며 “태양광주 같은 테마별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목표 수익률은 연간 6∼8%로 잡고 있다. 이 펀드는 추석이 지난 후 증권사와 은행 등 10여 곳에서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 “운용 성과 지켜봐야”


투자 대상에 제한없이 투자하는 펀드가 등장한 것은 국가별 업종별 부침이 빨라지고 있는 금융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미국펀드, 중국펀드, 일본펀드처럼 특정 국가에 투자하는 상품의 경우 해당 국가의 주가가 하락할 경우 속수무책으로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펀드 시장을 떠난 투자자들을 끌어오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운용 능력이다. 같은 전략을 구사했던 ‘인사이트펀드’는 설정 이후 수익률이 11일 현재 ―17%로 원금조차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 인사이트펀드는 5조 원 가까운 자금을 끌어 모으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중국 주가가 고점일 때 자금 대부분을 투자해 한때 원금이 반 토막 나기도 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인사이트펀드로 인한 학습 효과가 있기 때문에 같은 개념의 펀드가 나왔더라도 상품에 대해 잘 아는 사람만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업계는 ‘NH-CA글로벌매크로펀드’의 운용 성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견해다. 한 자산운용사 상품개발팀장은 “3개월 이상의 수익률이 나와 봐야 투자자들이 운용사의 능력과 상품에 대해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손효림·이원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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