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만 보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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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진 휘저으며 슈팅기회 만들어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에서 오른쪽 측면 미드필드는 ‘이청용 존’이라고 불린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부터 다른 포지션들은 치열한 경쟁을 거치며 경기 때마다 선수들이 바뀌었지만 이청용(볼턴)만은 굳건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 왔다. 그만큼 대표팀에서 이청용을 대체할 오른쪽 미드필더는 없었다는 의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치른 6일 아이티, 10일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은 다시 한 번 이청용이 대체 불가 선수임을 확인시켜 줬다. 크로아티아의 강력하고 빠른 압박에 대부분의 선수들이 고전했지만 이청용만은 예외였다. 이청용은 폭넓은 움직임으로 크로아티아 수비 진영을 휘저었다. 전후반 한국이 잡은 슈팅 기회는 대부분 이청용의 발끝에서부터 나왔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이청용이 오른쪽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5명이 포진한 크로아티아 수비의 틈을 벌릴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청용은 아이티전에서도 대활약하며 4-1 승리를 이끌었다. 후반 교체 투입돼 과감한 문전 돌파로 두 개의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 손흥민(레버쿠젠)의 마지막 골도 이청용의 패스가 출발점이었다.

이청용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선수 중 하나다. 대표팀 선수 중 자신만의 능력으로 경기의 흐름과 결과를 모두 뒤집을 수 있는 기량을 갖춘 몇 안 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A매치 경험이 부족한 홍명보호에 A매치 48경기에 출전한 이청용은 베테랑이다. 이제 이청용에게 ‘대표팀 에이스’라는 말을 붙여줘도 될 것 같다.

전주=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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