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톱? 제로 톱? 골 결정력 스톱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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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명보號, 크로아티아에 1-2로 져
미드필드서 밀리자 공수연결 실종… 후반 수비 집중력 떨어지며 2골 내줘
추가시간 이근호 헤딩골로 영패 면해

가로막힌 한국축구 한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이청용(17번)이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크로아티아 수비수를 제치고 문전 앞에서 슈팅 찬스를 잡았지만 아쉽게 골키퍼에게 막혔다. 유럽파가 가세한 한국은 이날도 여전히 골 결정력 부족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전주=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가로막힌 한국축구 한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이청용(17번)이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크로아티아 수비수를 제치고 문전 앞에서 슈팅 찬스를 잡았지만 아쉽게 골키퍼에게 막혔다. 유럽파가 가세한 한국은 이날도 여전히 골 결정력 부족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전주=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믿을필더.’ 경기 시작 전 관중석의 소녀 팬은 이 같은 문구를 적은 팻말을 들고 흔들었다.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크로아티아의 평가전. 한국에 있어 이날 경기의 포인트는 미드필더 활용법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전반전에 조동건을 원 톱으로 내세우고 손흥민과 이청용을 좌우 측면에 세웠다. 조동건의 뒤를 받치는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는 김보경을 세웠다. 관심을 모았던 구자철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려보냈다. 구자철은 그동안 공격형 미드필더로 주로 활약했지만 김보경과 포지션이 겹치는 문제점이 있었다. 홍 감독은 이 문제를 피하고자 구자철을 일단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시켰다.

그러나 전반전에 한국의 미드필더진은 위력적이지 못했다. ‘믿을필더’라고 할 수 없었다. 구자철은 수비에 치중하면서 자신의 특기인 슈팅과 패스를 제대로 못했다. 또 크로아티아의 미드필더진이 강하고 빠르게 한국을 압박해 한국은 미드필드 장악에 실패했고 세밀한 전진 패스를 못했다. 이 때문에 원 톱 조동건은 별다른 기회를 잡지 못한 채 전방에서 고립됐다.

후반 들어 홍 감독은 극단적인 전술 변화를 시도했다. 공격수 조동건을 빼고 구자철을 최전방에 세운 것. 사실상 원 톱 스트라이커를 뺀 채 미드필더들로만 공격에 나서게 한 ‘제로 톱’ 전술이었다. 이 전술은 효과를 보는 듯했다. 한국은 후반 들어 손흥민, 이청용이 날카로운 공격에 나서며 전반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손흥민이 왼쪽을 파고들며 날카로운 슈팅을 날렸고, 이청용이 문전에서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은 후반 19분 수비진의 실수로 급격하게 무너졌다. 문전에서 헤딩 패스를 받은 도마고이 비다가 다이빙 헤딩슛으로 한국의 골문을 흔들며 첫 골을 터뜨렸다. 후반 25분 또다시 니콜라 칼리니치에게 헤딩슛으로 두 번째 골을 내준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에 이근호의 헤딩골로 영패에서 벗어나며 1-2로 패했다.

이날 경기를 통해 홍 감독의 고민인 공격력 부재가 다시 화두에 올랐다. 홍 감독은 이날 원 톱 공격수를 내세웠다가 여의치 않자 극단적인 제로 톱 전술까지 시험해봤다. 그만큼 믿을 만한 공격수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여기에 홍 감독의 깊은 고민이 있다. 또 그동안 믿었던 수비진마저 집중력 부족을 드러내 고민이 늘어났다.

크로아티아의 이고르 스티마치 감독은 “한국은 스피드와 기술, 조직력을 모두 갖췄지만 단 한 가지, 골 결정력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전반전에는 미드필더들의 활약이 좋지 않았지만 후반 들어서는 나아졌다”고 평했다. 원 톱 공격수 부재에 대한 질문에서 홍 감독은 “언제 풀릴지 모르지만 누군가는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주영을 다시 부르겠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전주=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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