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칼럼] 카라 논란으로 본 인터넷언론의 황당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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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9월 11일 07시 00분


카라 구하라. 사진제공|MBC
카라 구하라. 사진제공|MBC
구하라 안티 글, 고민없이 기사화
인터넷 매체의 섣부른 ‘논란 타령’

연예인에게 ‘안티’는 어쩌면 숙명이다. 특별히 미움 받을 짓을 하지 않아도 안티는 생겨난다. 안티는 괜한 트집으로 악의적인 추측이나 의견을 마치 사실처럼 온라인 공간에 쏟아낸다. 루머는 확산되고 대중은 현혹당한다. 이 과정에 언론이 끼어들면 파장은 더 커진다. 이내 루머와 트집, 추측은 ‘논란’이 되고, 연예인의 해명은 별무소용이다.

최근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구하라가 연애에 관한 MC들의 짓궂은 질문 공세에 물병을 던지며 눈물을 보였다. 인터넷 매체들이 보도한 ‘구하라 태도논란’이다. 덕분에 구하라는 ‘예능도 이해 못하고 선배도 모르는 버릇없는 후배’가 됐다.

이날 방송을 처음부터 지켜본 시청자라면 구하라의 모습에서 “버릇없다”보다는 “솔직하다” “상처가 좀 있었나보다”는 느낌을 받았을 것 같다. 그러나 구하라가 못마땅한 이들이 작성한 안티 글이 기사화하면서 ‘논란’으로 번졌다. 기사만 접한 이들은 ‘구하라가 진행자들을 향해 물병을 던졌고, 대답하기 싫다며 눈물을 흘렸다’고 단정했을 것이다. 인터넷에 오른 다양한 글을 기사화하는 데에는 충실한 ‘고민’이 필요하다. 내용은 사실인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비판인가, 독자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는가, 사회적 파장은 어떨까 등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이젠 그런 상식마저 포기한 채 악플을 논란으로 포장해 자극적인 제목으로 누리꾼을 유혹하려는 사례가 넘쳐나는 세태다. 한 사안을 두고 제기된 의견이 누리꾼의 합리적인 비판과 문제제기인지 아니면 비난조 가득한 안티 성격의 글인지를 구분하는 선구안은 그래서 필요하다.

구하라는 2008년 카라에 합류해 올해 활동 6년차다. 기자는 그를 지켜보며 성격과 행동방식, 활동상 고통과 고민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내가 입을 열면 구하라는 끝난다’는 규현의 농담은 분명히 구하라의 상처를 긁어대는 것이었지만 인터넷 매체의 섣부른 ‘논란 타령’은 그보다 더욱 큰 혼란을 불러왔을 뿐이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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