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 “첫 연기, 첫 평범한 모습 마냥 떨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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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9월 11일 07시 00분


‘아시아의 별’이라는 타이틀을 내려놓고 드라마 ‘연애를 기대해’를 통해 신인 연기자로서 첫 발을 내딛는 보아. “드라마에서 보아를 찾기보다는 작품 자체를 편하게 봐 달라”며 소감을 밝혔다. 사진제공|KBS
‘아시아의 별’이라는 타이틀을 내려놓고 드라마 ‘연애를 기대해’를 통해 신인 연기자로서 첫 발을 내딛는 보아. “드라마에서 보아를 찾기보다는 작품 자체를 편하게 봐 달라”며 소감을 밝혔다. 사진제공|KBS
■ KBS2 ‘연애를 기대해’로 연기 데뷔, 보아

사실 데뷔 때부터 연기가 꿈
‘보아 부담된다’ 이유로 거절

처음으로 소리치고 망가지고…
날 풀어놓고 맘껏 놀면서 촬영


연애의 기술 전수받는 캐릭터
현실선…퍼준다, 집착않고 퍼준다

올해로 데뷔 13주년을 맞은 베테랑 가수 보아(27)에게도 ‘처음’은 마냥 떨린다. 10대 중반의 어린 나이에 일본으로 건너가 한류의 또 다른 물꼬를 튼 그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는 건 바라보는 팬들에게도 설레는 일이다.

보아가 11일 2부작으로 방송하는 KBS 2TV 시추에이션 드라마 ‘연애를 기대해’의 주인공으로 나선다. ‘신인 연기자’로서 보아의 면모를 확인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무대다.

“(연기에 대해)모르는 게 많아 어려우면서도 재미를 느꼈다. 내가 실수를 하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에 눌린 부분도 있다. 그래도 촬영하면서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면서 성취감도 얻었다. 즐거운 촬영이었다.”

15일 동안 촬영하면서 보아는 매일 방송국에 출퇴근했다. 연출자 이은진 PD에게 1대1로 연기 수업을 받으며 캐릭터 연구에도 온 정신을 집중했다. 보아는 “첫 작품이라 어리바리하게 행동한 부분이 많았는데 마음만큼은 신인이었다”고 되돌아봤다.

‘아시아의 별’로 불리며 한 시대를 풍미한 보아는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닌 연기에 도전하는 것에 대해 “정점을 찍었다고 안주하기 싫다”고 설명한다. 스스로 채찍질을 멈추지 않는 셈이다.

사실 보아는 데뷔 때부터 연기에 대한 꿈을 꿨다. 하지만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마냥 기대하는 것만도 아니었다. 직접 발로 뛰어보기도 했지만 보아를 부르는 곳은 많지 않았다. “보아라서 부담스럽다”는 것이었다.

“‘그냥 보아라서 싫다’며 만나보지도 않고 거절하는 일이 많았다. 내가 보아인데 보아로 살지 않을 수 없는 것 아니냐. 내 연기를 두고 그런 게 아니라 내 모습 자체 때문에 그렇다 하니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그때마다 속이 굉장히 상했다.”

보아는 ‘연애를 기대해’에서 완벽한 외모와 달리 연애에 매번 실패하는 ‘연애 허당’의 모습을 연기한다. 사진제공|KBS
보아는 ‘연애를 기대해’에서 완벽한 외모와 달리 연애에 매번 실패하는 ‘연애 허당’의 모습을 연기한다. 사진제공|KBS

좌절을 맛봤지만 그래도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그는 “남들보다 빨리 시작해서 안주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는데 그러기에는 젊음이 아깝더라. 그래서 다시 한 번 무언가에 도전해서 새로운 마음으로 차근차근 올라가고 싶었다”고 의지를 다졌다.

연기자로 데뷔하는 마음가짐은 이처럼 굳건했지만 혹여나 다른 출연자들에게 피해를 줄까 마음을 졸이기도 했다. 유독 가수들이 연기하는 것에 선입견이 강한 시선에 대해 그는 “드라마에서 보아를 찾기보다는 작품 자체를 편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스스로 “내 자신을 풀어놓고 마음껏 놀면서, 또 고생하면서 찍은 작품”이라는 보아는 촬영하면서 대중의 시선을 온 몸으로 즐겼다. 지하철도 처음으로 마음 놓고 탔고, 남산타워에도 처음 가봤다고 한다. 심지어 망가지기까지 한다. 사람들 앞에서 소리도 지르고 물건도 내던진다. 모든 게 보아에게는 처음이었다. 이런 것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좋은 방법 중에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된 건 덤이었다.

이은진 PD는 최근 열린 ‘연애를 기대해’ 제작발표회에서 보아의 연기에 “75점”을 줬다. 일부에선 ‘짜다’고 반응했다. 이 PD는 예상한 바라면서 “(보아가)더 잘 할 수 있는데 처음이라 그렇다고 생각한다”며 “분명한 것은 드라마를 보고 ‘이게 보아의 전부구나’ 하는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발전 가능성을 내다봤다.

극중 보아는 연애의 기술을 가르치는 픽업아티스트에게 연애 강좌를 받으며 진정한 자신의 사랑을 찾아간다. 현실에선 어떨까.

“퍼준다. 하지만 집착은 하지 않는다. 가는 사람 안 잡고 오는 사람 안 막는다. 아! 가끔 막긴 한다. 하하!”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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