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로 날아오는 160km 공… 겁난다, 리즈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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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삼성 배영섭 맞히는 ‘대형사고’
제구 안되는 강속구,올 死球 20개 최다

LG의 외국인 투수 리즈는 타자들에게 ‘공포의 대상’ 0순위다. 리즈는 160km 이상의 강속구를 던지지만 제구가 좋지 않다. 마무리를 맡았던 지난해 초에는 16개 연속 볼을 던진 적도 있다.

그 리즈가 9일 삼성과의 잠실경기에서 ‘대형 사고’를 쳤다. 6회 초 무사 1루 배영섭 타석 때 151km짜리 빠른 공을 머리에 맞혀버린 것. 정밀검진 결과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리즈는 7회에는 선두 타자 박석민에게 또 한 번 몸에 맞는 공을 던진 뒤 강판됐다. 10일 현재 리즈는 20개의 몸에 맞는 공을 던졌다. 2위 신정락(LG·15개)과는 5개 차다. 타자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건 무시무시한 스피드와 공이 어디로 날아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이다. 한 선수는 “솔직히 리즈가 마운드에 서 있으면 타석에 바짝 붙기가 겁난다”고 했다. 또 다른 선수는 “160km로 달리는 차량의 창문 밖으로 몸을 내밀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가 몸에 맞는 공을 많이 던지는 이유는 오른쪽 어깨가 빨리 열리는 투구폼 때문이다. 좀더 빠른 공을 던지려 할 때나 힘이 떨어질 때 오른쪽 어깨가 빨리 열리면서 공이 오른손 타자 몸쪽으로 몰리는 경우가 많다. 배영섭을 상대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리즈는 몸쪽 승부를 할 수밖에 없다. 몸쪽에 공을 깊숙이 붙여 타자들에게 겁을 주지 않고는 살길이 없기 때문이다. 리즈는 3일 SK와의 경기에서는 최정에게 두 차례나 몸에 맞는 공을 던졌는데 최정은 대표적으로 타석에 바짝 붙는 타자다. 배영섭과 박석민도 몸쪽 승부를 즐기는 타자이다. 최정은 10일 현재 22사구로 몸에 맞는 볼 1위다. 배영섭과 박석민은 19개로 공동 2위다.

타자들은 몸에 맞는 걸 각오하고 타석에 바짝 붙는다. 몸쪽을 빼앗기지 않아야 하는 투수는 집중적으로 몸쪽을 공략한다. 이 과정에서 몸에 맞는 볼이 종종 나온다. 배영섭의 몸에 맞는 볼은 안타깝지만 역시 야구의 일부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LG#리즈#강속구#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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