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구에 덤덤했던 장원삼, 첫 세이브공 챙겼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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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9월 10일 07시 00분


삼성 장원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장원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생각해보니 승리기념구 한개도 없어
언제 세이브 하나 싶어 얼른 챙겼죠”


“프로 첫 승 공도 안 챙겼는데….”

삼성 장원삼(30·사진)은 팔자걸음을 걷는다. 팔자걸음을 걷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듯, 그 역시 평소 성격은 여유가 있고 낙천적이다. 야무지게 야구하는 모습과는 달리 살아가는 방식은 ‘이래도 흥, 저래도 흥’이다. 평소 기념품 등을 꼼꼼하게 챙기는 성격과는 거리가 먼 장원삼이 최근 공 하나를 챙겨 신주단지 모시듯 간직하고 있다. 바로 7일 잠실 LG전에서 거둔 세이브 기념공이다. 이날 선발투수 배영수(5이닝 무실점)에 이어 6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그는 9회까지 던져 7-2 승리를 마무리했다. 2006년 프로 데뷔 후 처음 기록한 세이브였다.

장원삼은 9일 이에 대해 “그날 9회에 마운드에 올라가면서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난 데뷔 첫 승 기념공도 없고, 첫 완투승, 완봉승 기념구도 안 챙겼더라. 국가대표 승리투수 공도 없고…. 요즘엔 데뷔 첫 안타, 첫 승 공을 챙겨주지만 내가 데뷔하던 2006년에는 그런 문화가 없었다. 이러다 기념공 하나 없을 것 같더라. 우리 팀에는 오승환이 있는데, 내가 언제 세이브를 하겠나 싶어 9회 마운드 올라갈 때부터 기념공 챙길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 챙길 생각부터 하니까 9회에 2실점했는지 모른다”며 너스레를 떨더니 “마지막 타자를 삼진으로 잡고 내가 글러브를 쫙 벌리고 있으니까 포수 이지영이 달려오다 영문도 모르고 얼떨결에 나한테 공을 던져주더라. 속으로 ‘저 형 왜 저래?’ 했을 거다”며 껄껄 웃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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