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열 70일 만에 홈런…염경엽 감독이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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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9월 10일 07시 00분


넥센 이성열. 스포츠동아DB
넥센 이성열. 스포츠동아DB
확대 엔트리 1순위 콜업에 홈런 보답
이성열 “바닥 쳤으니 이제 올라갈 때”


참 반가운 홈런이었다. 넥센 이성열(29·사진)이 70일 만에 제대로 손맛을 봤다.

이성열은 8일 목동 두산전에서 3-4로 뒤진 7회말 동점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6월 30일 대전 한화전 1회 그랜드슬램을 작렬한 뒤 70일 만에 그린 시즌 17호 아치였다. 불과 2개월여 전까지 홈런 부문 선두 싸움을 했던 그에게는 속이 뻥 뚫리는 듯한 한 방이기도 했다.

올해 이성열은 개막전부터 홈런을 때려내며 최고의 스타트를 끊었다. 2010년 두산에서 기록했던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24개)도 충분히 넘어설 기세였다. 넥센이 올 시즌 초반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탄 데는 이성열의 홈런 퍼레이드가 한 몫 했다.

그러나 이후 슬럼프가 왔다. 타석에서 헛스윙을 연발하다 덕아웃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의 자리는 다른 거포들이 번갈아가며 채웠다. 결국 지난달 6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9월부터 확대 엔트리가 시행된 후에야 다시 1군에 올라왔다. 염경엽 감독은 “그동안 (이)성열이가 팀을 위해 해준 게 많아서 1순위로 올렸다”고 귀띔했다.

이성열도 절치부심했다. 8번 타순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하려고 애썼다. 8일 경기가 그 증거다. 단순히 홈런을 쳐서가 아니다. 5회말 선두타자로 나서서 3루 쪽으로 기습번트를 대 내야안타를 만들어냈다. 어떻게든 살아나가겠다는 의지였다. 그리고 바로 다음 타석에서 천금같은 홈런을 터르린 것이다.

3개월 동안 홈런 16개를 쳤지만, 그 다음 아치를 그릴 때까지 2개월이 넘게 걸렸다. 더디게 흐른 그 시간이 그에게는 약이 됐다. 이성열은 “바닥을 쳤으니 이제 올라갈 때라고 생각한다. 가을잔치만 바라보면서 열심히 달리다 보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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