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맥아더 동상 놓고 이념논쟁 재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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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단체 동상 앞에서 철거주장 회견
우파단체는 보존요구 집회로 맞불

인천 중구 자유공원 정상에 설치된 맥아더 장군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좌파 단체의 해묵은 주장이 올해도 또다시 등장했다. 2004년부터 동상 철거를 요구해 온 좌파 단체인 ‘맥아더동상타도특별위원회’ 소속 10여 명은 9일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남북) 분단 상황을 극복하려면 제국주의 지배 원흉인 맥아더 동상을 철거하고, 미군을 추방해 자주 통일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 때 ‘점령군 수괴 맥아더 동상 타도 기자회견문’이란 제목으로 배포한 유인물에는 ‘우리민족연방제통일추진회의’가 행사 주관 단체로 적시됐다. 이 단체는 대법원에서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와 이적단체로 확정 판결을 받은 단체 중 하나다.

맥아더동상타도특위 위원장인 김모 씨(72)는 2010년 6월 이적단체인 연방통추 의장을 맡아 활동한 혐의로 구속돼 유죄판결을 받았다. 당시 경찰과 국가정보원의 수사 결과 연방통추는 2004년 6월 결성됐으며 북한의 지령에 따라 맥아더 장군 동상의 철거를 기도하고, 미군 철수를 주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우파 단체인 ‘맥아더동상보존연대’ 회원 30여 명도 같은 장소에서 “동상은 북한의 한반도 적화 야욕을 물리친 것을 기념하는 역사적 상징물”이라며 맞불 집회를 벌였다. 반미 성향의 좌파 단체들은 2004년부터 매년 인천상륙작전 기념일(15일)을 전후로 “동상이 제국주의 상징물”이라며 맥아더 동상 철거 집회를 열어왔다. 특히 2005∼2007년에는 죽창을 동원한 폭력시위를 주도하기도 했다. 이에 대응해 우파 단체도 해마다 보존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5m 높이의 이 동상은 6·25전쟁이 발발한 지 80일 만에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를 역전시킨 유엔군 총사령관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1880∼1964)을 기념하기 위해 1957년 건립됐다. 당시 국민들이 모금한 1억2000만 환이 들어갔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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