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 대기업 순환출자 지분가치 86조7967억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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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현대자동차, 롯데그룹 등 12개 재벌이 순환출자 방식으로 보유한 주식이 86조 원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벌닷컴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12개 그룹이 총 77개 계열사를 통해 117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고 9일 밝혔다. 순환출자를 통해 보유한 지분평가액은 총 86조7967억 원이었다.

매출액 기준 재계 1위인 삼성은 순환출자로 보유한 지분평가액이 39조4097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하는 등 총 9개 계열사를 활용해 16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기아차와 제철, 모비스 등 4개 계열사를 활용해 2개의 순환출자 고리만 갖고 있었지만 이로 인한 지분평가액은 28조794억 원으로 삼성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재벌의 순환출자에 대해서는 기업 경영권 방어를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과 편법 증여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는 “순환출자는 기업이 적은 돈으로 투자하거나 경영권을 지킬 수 있는 방식”이라며 “작은 부작용을 가지고 기업의 투자 수단을 막아버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순환출자는 상법이 금지한 상호출자를 3개 이상의 회사를 이용해 편법으로 실행하는 것”이라며 “기업이 우려하는 경영권 방어 등은 지주회사 체제로도 얼마든지 지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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