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강온건파 갈등? 김정은 좌충우돌 리더십?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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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특사 방북 퇴짜 놓고 로드먼 초청… 이석기사건 비난 하루뒤 친선 강조

최근 북한의 이율배반적 행태에 정부 당국자와 전문가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예정됐던 미국 외교사절의 방북은 하루 전날 거부당했다. 그 직후 전직 미국 농구선수는 방북해 최고의 대우를 받았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6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에 대해 “독재자들이 써온 상투적 수법으로 우리를 결부시키는 건 참을 수 없는 모독이자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7일 노동신문에는 “(통진당 활동은) 지령이 아니라 자발적인 것이며 국가정보원 해체에 앞장서서 탄압받는 것”이란 글과 “(남북은) 대화와 협력의 첫걸음을 내디뎠다”며 남북 친선 확대를 강조하는 상반된 성격의 글이 함께 실렸다.

10일 평양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및 아시안클럽 역도선수권대회 참가를 위해 한국 선수단이 방북할 예정이다. 북한은 국제관례에 따라 애국가 연주와 태극기 게양을 허락하기로 했다. 2010년 12월 조선중앙TV가 광저우 아시아경기 여자배구 결승을 중계하면서 중국 국기는 놔둔 채 태극기만 모자이크 처리했을 만큼 민감하게 나왔던 북한이다. 특히 로버트 킹 미국 북한인권특사의 방북 무산은 의문투성이다. 지난해 2·29합의(핵 및 미사일 동결과 식량 지원에 대한 북-미 양자 합의) 이후 1년여 만의 북-미 협의를 걷어찰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국책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대남, 대미 협상에서 몸값을 올리려는 전략적 계산을 하는 것일 수도 있고, 온건파 대 군부 강경파의 갈등이나 김정은식 좌충우돌 리더십이 반영된 모습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로드먼#김정은#로버트 킹 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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