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민 “허투루 던질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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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9월 9일 07시 00분


NC 임창민. 스포츠동아DB
NC 임창민. 스포츠동아DB
‘내 삶을 보며 힘 낸다’는 팬레터에 초심 다져

지난달 25일 마산구장 앞에는 커다란 화환 3개가 놓여져 있었다. NC 임창민(28·사진)의 생일을 맞아 팬들이 보낸 것들이었다. 선물 공세도 이어졌다. 그는 “내 생애 최고의 생일인 것 같다”며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이런 관심들은 달라진 그의 위상을 대변하고 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임창민은 당장 내년을 걱정해야 하는 선수였다. 연세대 에이스 출신이었지만, 2008년 현대 입단 이후 넥센을 거치며 주로 2군에서 머물렀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고 생각하고 전남 강진의 넥센 2군 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렸지만, 1군은 항상 다른 세상의 얘기였다. 8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그는 1년 전의 기억들을 이렇듯 되살려냈다. “딱 1년만 더 해보자고 결심했어요. 올 시즌에도 승부가 안 나면, 야구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아보려고 했죠.” 지난해 11월 NC로의 트레이드가 야구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올 시즌 그는 필승계투조의 일원으로 활약하며 47경기(59.1이닝)에서 5승6패4세이브9홀드, 방어율 3.34를 기록 중이다.

“얼마 전 한 팬으로부터 편지를 받았어요. 제가 살아온 스토리를 잘 알고 계시더라고요. ‘당신의 삶을 보며 나 역시 힘을 낸다’는 말에 뭉클해졌습니다.”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주는 선수가 된 이상, 허투루 공을 던질 수는 없다. 마운드 위에서 힘이 들 때마다 그 팬의 편지를 떠올린다. 그는 이제 팬으로부터 힘을 받는 선수가 됐다. 그래서 사인이나 사진촬영 요구에도 적극적으로 응한다. 임창민은 “날 보며 희망을 느끼는 팬을 생각하면, 마운드에서 초심과 간절함을 잊을 수 없다. 내가 야구를 잘한다고 해도 난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문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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