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아이티전 역대 최소관중 굴욕 강팀과의 평가전 유치가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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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9월 9일 07시 00분


6일 아이티와 평가전은 홍명보호의 데뷔 첫 승으로 끝났지만 역대 A매치 최소 관중을 기록하는 등 흥행은 최악이었다. 인천|김종원 기자 won@donga.com트위터@beanjjun
6일 아이티와 평가전은 홍명보호의 데뷔 첫 승으로 끝났지만 역대 A매치 최소 관중을 기록하는 등 흥행은 최악이었다. 인천|김종원 기자 won@donga.com트위터@beanjjun
대한축구협회가 흥행 참패를 맛봤다.

6일 인천전용구장에서 열린 한국-아이티의 공식관중은 1만3624명. 선선한 가을날씨와 최신식 전용구장이라는 경기 외적인 메리트에도 불구하고 역대 A매치 최소관중이다. ‘주차난 때문에 많은 관중이 돌아갔다’ ‘협회와 인천시의 협조가 원활하지 못했다’는 등 여러 원인이 오르내린다. 모두 지엽적인 이유다. 가장 큰 문제는 상대가 아이티였다는 점이다. 북중미에 위치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4위의 나라. 대다수 축구인들에게도 생소한 팀이다. 얼마 전 컨페더레이션스컵을 통해 화제를 모았던 오세아니아의 타이티와 착각하는 사람도 있다. 아이티가 형편없는 팀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아이티의 경기력과 별개로 이미 팬들의 마음속에는 ‘왜 이런 팀이랑 하는 거야’라는 마음이 자리 잡고 있었다. 요즘 최고 주가인 손흥민을 비롯해 이청용, 구자철, 김보경 등 스타플레이어가 총출동했지만 팬들은 외면했다.

협회의 섭외 능력을 비판할 생각은 없다. 원래 예정됐던 이란과 평가전이 갑작스럽게 취소되면서 부랴부랴 ‘꿩 대신 닭’을 잡은 것을 잘 안다. 하지만 이번 최소관중 굴욕사건을 통해 협회가 평가전 가이드라인 만큼은 재확인했으면 한다.

일본은 이미 수년 전부터 ‘FIFA 랭킹 20위 이내 팀하고만 평가전을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일본은 이미 연초에 그해의 평가전 일정을 확정해 놓는다. 또 일본은 강호와 평가전을 통해 FIFA 랭킹도 늘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한다.(일본 37위, 한국 56위)

한국은 일본과 평가전이 잡힌 팀들을 피해서 상대를 찾자니 늘 고생이다. 비용 문제도 그렇다. 물론 강팀일수록 비싸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국내 대표적인 매치 에이전시 관계자는 “FIFA 랭킹 숫자가 높을수록 초청비용은 줄고 섭외 절차는 쉽다”고 설명했다. 적당한 비용에 그저 그런 팀을 데려올 것인지, 당장 돈이 더 들고 수고스럽더라도 강팀을 초청해 한국대표팀의 가치를 높여놓을 것인지. 어떤 선택이 더 효율적인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다행히 협회 마인드도 변하고 있다. 협회 정몽규 회장은 취임 후 “앞으로 평가전은 탑 20 안에 있는 팀들과 추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8월 페루(22위), 9월 크로아티아(8위), 10월 브라질(9위)에 이어 11월 벨기에(10위)와 평가전이 예정돼 있는 것이 정 회장 의지와 무관하지 않다. 월드컵이 열리는 직전 해가 아닐 때도 이런 기조를 꾸준히 유지해 나가야 한다.

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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