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유도 정진형, 즐거운 유도로 국가대표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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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9월 7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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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최민호-김재범 올림픽 제패기념 2013 전국 중-고등학교 유도대회 겸 제 41회 추계 전국 남, 여중-고등학교 유도연맹전에서 남자고등부 무제한급 우승자 정진형(원광고)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6일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최민호-김재범 올림픽 제패기념 2013 전국 중-고등학교 유도대회 겸 제 41회 추계 전국 남, 여중-고등학교 유도연맹전에서 남자고등부 무제한급 우승자 정진형(원광고)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6일 경북 김천에서 개막된 ‘최민호·김재범 올림픽 제패기념 2013전국 중·고등학교 유도대회 겸 제41회 추계 전국 남녀 중·고 유도연맹전’에서는 2관왕이 나올 수 있다. 체급별 경기인 유도에서 2관왕이 나오는 것은 얼핏 이해가 안 가지만 무제한급이 있기에 가능하다. 자기 체급과 무제한급 두 체급에 출전해서 우승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쉽게 생각하면 100kg 이상급에서 무제한급 우승을 가져갈 것이라 여기겠지만 그렇지도 않다.

고교 남자부의 경우, 81kg 이하급이나 90kg 이하급에서 스피드와 테크닉을 무기로 100kg 이상급 선수들을 잡는 파란을 일으키곤 한다.

남자 100kg 이상급의 원광고 3학년 정진형도 자기 체급보다 무제한급이 우승하기 더 힘들다고 고백한다. “체급이 작은 선수의 발을 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체급보다 무제한급 경기가 훨씬 더 재미있다”고 정진형은 6일 우승 뒤 밝혔다.

6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무제한급 결승에서 고교 1학년인데도 결승까지 오른 윤재구(서울체고)를 한판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정진형은 “미안하다”는 말부터 꺼냈다. “후배들을 이기고 우승해서 미안하다”고 우승 소감을 말할 정도로 체구에 걸맞지 않은 ‘순둥이’다.

익산에서 나고 자란 정진형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유도를 시작했다. “뭘 먹으면 곧바로 살이 찌는 체질이다. 그러다보니 아버님이 살 빼라고 유도를 시켰다. 해보니까 재미있어서 지금까지 했다”고 밝혔다. 재미있는 사실은 유도를 한 뒤 100kg 이상급에서 뛰다 보니 오히려 살이 더 쪘다는 점이다. 그래도 유도가 아니었다면 지금처럼 건강한 몸과 정신을 가지지는 못했을 것이다.

정진형은 재미있어야 잘 하는 성격이다. 유도명문 용인대의 입학 제안을 뿌리치고, 한양대로 진로를 정한 것도 치열한 경쟁보다는 즐거운 환경에서 유도를 해야 오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원광고 2학년 때도 수련이 너무 힘들어 전학을 간 적이 있다. 그러나 막상 유도를 관두니 “유도 말고 잘하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현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무조건 원광고로 돌아갔다. 구상회 감독은 아무 말 없이 정진형을 받아줬다.

정진형은 닮고 싶은 선수가 없다고 말했다. 평생 유도를 하려면 치열함보다도 재미있게 하고 싶은 마음이기 때문이다. 국가대표도 하고 싶고, 지도자도 되고 싶다. 그러나 이기는 유도보다 재미있는 유도가 정진형의 꿈이다.

김천|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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